먼저 이 영화 제작을 공식적으로 천명하는 자리에서 서거하신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빕니다.
4년 전 이 영화를 최초 기획 하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문제가 '과연 어떤 영화를 제작할까' 였습니다. 여러분께서도 잘 아시다시피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삶 자체는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관통하는 대서사시여서 한 편의 영화에 담아낸다는 것이 무리일뿐만 아니라 그 분의 삶과 철학을 온전히 표현해 낸다는 것은 부담이었습니다. 또한 아직까지 이데올로기, 정치적, 지역적인 문제로 갈등을 겪고 있는 현실에서 생존해 있는 정치인을 영화화 한다는 것도 사실 상업적인 가치창조를 하는 영화사 입장에서 제작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그 분이 서거하신 지금, 그간의 어려움을 과감히 떨치고 영화를 제작하고자 합니다.
'과연 어떤 영화를 제작 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전 세계적 로망인 '평화'를 바탕으로 한 휴머니즘 영화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정치인 김대중 보다는 인간 김대중에 대한 영화가 될 것입니다. 그렇다고 정치적인 삶을 다루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삶속에서의 인간 김대중을 그려 갈 것입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인생은 극과 극을 넘나드는 한편의 대서사시였습니다. 1950년에 공산군에 체포되어 목포 형무소에서 총살 직전에 탈출 하였고, 1971년에는 8대 국회의원 선거시 신민당 후보 지원 유세차 지방 순회 중 무안에서 의문의 교통사고를 당하였고, 1973년에는 일본 동경 그랜드호텔에서 중앙정보부 요원에 납치되어 바다에 수장될 위기에서 극적으로 생환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리고, 1980년에는 군부 세력에 의해 군사재판에서 사형선고를 받는 등 총 5번의 죽을 고비와 무려 82번의 가택 연금을 당하였습니다. 이러한 역경을 딛고 1997년 제 15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되었고, 2000년에는 분단 55년 만에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남과북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이어 그해 12월에는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시상하게 됩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삶은 국민과 함께 대한민국의 민주의 역사, 자유의 역사, 인권의 역사를 함께 열어 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삶의 바탕에는 그 분의 인간에 대한 사랑, 휴머니즘이 강하게 작용했기에 가능했을 것이고 그분의 정치적 목표는 가족이, 국민이, 세계인이 평화를 누리며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었을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평화보다는 전쟁의 기간이 더 길었고 잠깐의 평화조차 전쟁의 준비기간에 불과 하였습니다. 전시도 평시도 아닌 과도기인 현재, 세계는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다양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한편의 영화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이 추구하려는 인류평화를 위한 또 다른 형태의 목소리가 될 것입니다.
간디, 넬슨 만델라와 함께 세계적 평화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파란만장한 인생역경을 담아 낼 영화 '인동초' 제작에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9년 12월 1일
인동초 영화제작 사업단
(주) 위서플라이 대표이사 김필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