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고교선택제현재 서울의 중3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일반고등학교를 선택해 지원하는 고교선택제를 해야 한다. 수많은 고등학교들 중에서 과연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 것인지 궁금하다.
진학사
중학교에서 홀로 강남 아닌 광남으로 진학했던 기억 친구들과 달리 나의 고등학교는 강남을 벗어났다. 중학교 3학년 초 무렵, 살던 집이 강남구에서 강동구로 이사를 한 까닭이었다. 학군 내에 주거해야 한다는 상급학교 진학 조건을 하필이면 고등학교 배정을 1년 정도 앞두고 어긴 것이다.
집안 사정 때문에 이사하기는 했지만, 주소지까지 곧이곧대로 옮긴 것을 보면 우리 부모님의 교육열은 그리 과하진 않았던 것 같다. 당시에는 강남 8학군의 고등학교를 보내기 위한 치맛바람 등이 가히 미친 열풍과 다름없을 때였는데.
1년만 더 강남에 살았더라면…, 그 땐 강남 지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쉬웠다. 이름이 알려진 학교에서 공부하지 못해서가 아니라, 고등학교 입학 첫 날부터 아는 친구가 한 명도 없다는 당혹스러움이 더욱 컸다.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기 낯선 학교에서, 친분을 과시하는 친구들을 본다는 건 부러움 그 자체였다.
아무튼 중3 시절 전학도 안 가고 1년 내내 강동구와 강남구를 오가며 매일 2시간씩 버스 타고 등하교를 한 나의 고생은 결국, 우리 중학교에서 홀로 '강남' 아닌 '광남'에 진학하는 것으로 끝났다.
총 4번에 걸쳐 원하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는 고교선택제고교 진학의 기억을 떠올린 건, 최근 서울 지역의 '고교선택제'를 접하고 나서다. 서울시교육청이 2010학년도부터 시행하는 고교선택제의 요지는 현재 중3 학생들에게 총 4번에 걸쳐 고등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고교선택제는, 외국어고·과학고·국제고 등 각 학교 별로 정해진 전형에 따라 학생들을 먼저 선발하는 '전기'를 마친 뒤, 일반고를 놓고 학생들을 선발하는 '후기' 전형으로 총 3단계에 걸쳐서 진행된다.
1단계, 서울 전역에서 2곳의 학교를 선택하면 추첨을 통해 학교 정원의 20%를 선발. 단, 서울 중부 학군은 60%를 선발.
2단계, 거주지 학군에서 2곳의 학교를 선택하면 추첨을 통해 40%를 선발.
3단계, 거주지와 인접 학군을 합친 통합학군에서 추첨을 통해 40%를 강제 배정.
고교선택제와 관련해 중3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의배정을 했던 결과를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11월 3일 발표한 것을 보면 81.5%가 자신이 희망하는 고교에 배정됐다고 나타났다. 즉, 18.5%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학교로 강제 배정됐다는 것이다.
고교선택제는 오는 12월 15일~17일 원서접수를 시작으로 내년 2월 최종합격자 발표까지 단계별로 진행된다. 잘 선택하고 운까지 따라줄 경우 강북에 살면서 강남에 있는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것이나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고등학교를 선택해서 갈 수 있다는 것은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많은 기회를 제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위장전입 안하고 정당하게 강남 가려는 윗분들의 의도인가"그러나 과연 그럴까. 누리꾼들의 의견을 들어보자.
"고교선택제 왜 하는지 모르겠어요. 제가 사는 곳은 강남인데 그냥 예전처럼 하면 좋은 학교에 얼마든지 갈 수 있는데."(네이버, 마가렛)"이 제도 이해안가요. 너무 복잡함 ㅋㅋ 위장전입 안하고 정당하게 강남가려는 윗분들의 의도인가."(다음, 흠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