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없는 동창회장은 이날 그의 아내와 함께 참석했다.
심명남
신종이 시대를 덮쳐도 '우정(友情)'은 영원하다 전국을 떠돌며 매년 1년에 한번씩 가졌던 동창회 모임이 어느덧 11년째다. 이런 가운데 신종 때문인지 신비감이 점점 떨어져가는 이유인지 갈수록 동창회에 대한 흥은 점점 떨어진다. 더군다나 청송은 여수에서 차를 타고 너덧 시간은 족히 넘는 서울과 맞먹는 거리가 아닌가? 이런 마음이 더할 즈음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최대한 신종플루의 두려움을 각인시키며 친구를 설득시켜 동창회를 무산 시켜야겠다는 일념으로…….
하지만 친구에게 들려온 말은 너무도 간단했다.
"신종이 시대를 덮쳐도 우리 동창회는 넘을 수 없다. 너 안 오면 처랑 둘만 오붓하게 보내고 올 테니 그리 알아. 그리고 장소 예약 끝났고 환불 절대 안 된데." 이쯤 하면 강심장이 아니고는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우리 동창생들의 모임은 좀 각별하다. 시골에서 1회로 중학교를 마치고 성인이 된 후 친구들이 지은 동창회 이름은'늘 푸른 벗'이다. 흔히 가정에서 장남 장녀에게 거는 기대가 크듯 지금 와서 생각해도 선생님들께서는 제자들을 참으로 헌신적으로 가르치셨다. 그래서였을까 두 번째 모임 때 우리들은 늘 푸른 벗의 영원한 은사님이신 김형곤 선생님을 모시고 무주에서 동창회를 가졌던 기억은 지금도 풋풋하다. 이렇듯 우리들의 모임이 계속 유지될 수 있었던 건 1회라는 숫자가 주는 자부심 때문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