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전 대통령의 초청으로 26일 저녁 여의도 63빌딩에서 가진 동교동계와 상도동계의 '화합만찬'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이 김상현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과 건배하고 있다.
남소연
한때 '동지'였고 또 '정적'이었던 동교동계와 상도동계의 노 정치인들이 저녁상을 가운데 두고 마주 앉았다.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열린 만찬에서다. 김영삼(YS) 전 대통령이 동교동계 인사들을 초대해 만든 자리였다. 이날은 고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서거 101일째이기도 했다.
만감교차한 양측 정치인들... YS, 김홍업 전 의원 손 잡으며 인사
굴곡의 현대 정치사를 거치며 뜻을 같이하기도 했고 또 때론 반목했던 양측의 인사들은 활짝 웃음을 띠며 인사를 나눴다. 여기저기서 감개무량하다는 듯 "아이구, 아이구…" 하는 소리가 터져나왔다.
상도동계에서는 김수한 전 국회의장, 김명윤 전 의원, 최형우 전 내무부장관, 박종웅 전 의원, 김덕룡 대통령국민통합 특보, 이성헌·정병국·안경률 한나라당 의원, YS의 차남 김현철 여의도연구소 부소장 등 30명이, 동교동계에서는 권노갑 전 의원, 한화갑 전 대표, 김상현 전 의원, 정대철 민주당 고문, 김옥두 전 의원, 문희상 국회부의장, 전병헌 민주당 의원, DJ의 차남 김홍업 전 의원 등 60여명이 자리했다. 주호영 특임장관도 얼굴을 내비쳤다.
동교동계의 정대철 고문은 YS의 오른팔로 불렸던 최형우 전 장관을 보자마자 "어이 형, 오래 간만이유"라며 반가워하기도 했다.
만찬을 주최한 YS는 이날 참석한 양측 인사 90여명에게 일일이 다가가 악수를 나눴다. DJ의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이 들어서자 그의 손을 잡아끌어 악수하며 "(내 옆에) 앉아요. 어제 현철이랑 만났지?"라면서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또 "큰 형은 아주 건강이 안 좋지?"라며 김홍일 전 의원의 안부를 묻기도 했다. YS의 질문에 김홍업 전 의원은 "네, 회복되는 병이 아니라서…"라며 "그래도 작년보다 많이 나아졌습니다. 좋아졌습니다"라고 답했다. 김홍일 전 의원은 DJ 국장 기간 동안 파킨슨씨병 탓에 휠체어에 앉아 불편한 몸으로 장례식장을 지키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돼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YS "감개무량... DJ와 나 아니었다면 아직도 군사독재 정권 하였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