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11월 23일자 10면<한겨레>는 이번 사건을 상대적으로 차분하게 다뤄 눈길을 끌었다. 제목 외에는 '자살'이란 단어가 등장하지 않으며 그 수법과 도구에 대한 구체적 묘사도 없었다.
<한겨레>
계속된 '자살보도의 악순환' 속에서 그나마 차분히 보도한 곳이 <한겨레>였다. 다른 신문들에 비해 기사 크기가 작았을 뿐 아니라 '목을 맸다'는 내용 외에는 구체적인 자살 수법을 묘사하지 않았다. 또 제목 외에는 '자살'이란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목을 맨 것을 교도관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텔레비전 받침대에 목을 맸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등으로 표현하는 정도였다.
선정적 자살보도가 모방을 부추긴다는 비판은 몇 년 전부터 계속 있었고, 작년 배우 안재환씨의 자살 수법을 묘사한 사건이 발생하는 등 그 폐해도 여러 번 나타났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자살 보도에 관해 "흥미 위주 보도를 지양하고, 자살 방법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피해야 하며 유명인사의 경우 정신보건문제에 대해 언급할 것"이란 내용의 가이드 라인을 제시하고 있고, 영국 공영방송 BBC도 제작 가이드라인에서 "자살에 대한 사실적 보도는 모방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며 "가장 단순하게 보도하고, 단어 선택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며 차분하고 신중한 보도를 강조하고 있다.
흔히 언론은 '사회의 공기(公器)'라고 한다. 모든 이들의 공동소유나 마찬가지이기에, 언론은 치우침 없이 진실을 보도해야 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진실을 전하는 방식은 진지하고 차분해야 한다. '자살'은 슬프지만 진실인, 우리 사회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 슬프고 무거운 사건을 선정적으로 접근할 언론의 '자유'가 아니라 진중하게 다루는 '책임'이 강조돼야 할 때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세명대 저널리즘스쿨 대학원 홈페이지(http://journalism.semyung.ac.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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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적인 자살 보도, '언론윤리강령'은 읽어보고 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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