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사업이 약 3300억원이 들어간 성남시청 1층 모습.
박상규
또 여러 언론과 시민사회단체에게 '아방궁'이라 지적 받은 자신의 집무실에 대해서도 "규격에 맞게 지었고, 화장실도 못쓰는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만들었다"며 "얼마 전 국무총리실에서 나와 자로 재어 보고 다 둘러봤는데 '호화스럽지도 않고 규정에 맞게 지었다'며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이 시장의 말은 과연 사실일까. 성남시 중원구에 새로 문을 연 성남시청을 직접 찾았다. 먼저 시청 맨 위 9층에 자리잡은 시장 집무실부터 보자.
이대엽 시장의 집무실은 비서실, 고충처리민원실 등 총 3개의 사무실로 구성돼 있다. 9층 집무실은 문턱은 없을지라도 시민들이 찾기에는 너무 높이 있는 게 사실이다. 게다가 이 시장의 집무실로 가려면 응접실과 비서실을 거쳐야 한다. 23일 오후에는 '아방궁 시장실' 논란 때문인지 10명이 넘는 공무원들이 비서실에서 부산하게 움직였다. 시장 집무실에 들어가기 직전 비서실 직원들은 검문 아닌 검문을 하며 단서를 달았다.
"가방에 카메라 있죠? 가방 내려놓고 오십시오. 사진 촬영은 안 됩니다. 눈으로만 보세요."이 말을 하고 비서실 관계자는 시장 집무실의 문을 반쯤 열었다. 문 앞에서 보는 건 좋지만 역시 들어가는 건 금지였다. 시장 집무실에는 벽걸이 TV와 10명이 넘게 앉을 수 있는 원형 테이블이 있었다. 그리고 벽에는 각종 상들이 진열돼 있었다. 약 30초쯤 구경했을까? 비서실 직원은 서둘러 문을 닫으며 말했다.
"보셨죠? 이게 무슨 아방궁입니까? TV, 책상, 의자 모두 다 쓰던 거 가져왔습니다. 호화스럽네, 아방궁이네 하는 사람들은 말만 하기 좋아하는 일부 언론, 시민단체, 그리고 야당 사람들이에요. 그 사람들은 여기 와 보지도 않고 아방궁이라고 하니, 참 답답합니다."하지만 비서실 관계자는 시장 집무실에 딸려 있는 휴게실, 화장실 등은 "남의 집 안방을 다 보여주는 건 예의가 아니다"며 공개를 거부했다. 성남시청에 따르면, 이대엽 시장의 집무실은 약 92㎡(약 28평)이이다. 하지만 침대 등이 갖춰진 휴게실 16㎡, 화장실 22㎡를 합치면 이 시장만을 위한 공간은 130㎡(약 39평)에 이른다.
여기에 비서실 81㎡과 접견실 48㎡ 등을 부속시설 면접 152㎡(약 46평)을 합치면 총 시장실 면적은 292㎡(약 80평)에 이른다. 이는 김문수 경기도지사 집무실 234㎡(약 71평)보다 넓은 것이다.
행정안전부가 권고하고 있는 기초자치단체장 집무실 적정 면적은 비서실, 접대실을 다 합쳐 132㎡(약 40평)이다. 성남시청은 아방궁이란 지적이 과하다며 울상이지만 정부의 권고안에 비해 약 두 배의 공간을 시장 집무실로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