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연구소 입구.
성스런
민주주의연구소는 대학이라는 제도권 내에 위치한 연구소다. 진보싱크탱크운동을 하는 대부분의 민간 연구소가 고질적으로 재정 문제와 협력연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민주주의연구소가 진보싱크탱크로서 해야 할 역할은 명확해진다. 풍부한 인적, 물적 지원을 활용해 민간 연구소가 하기 힘든 장기적 연구에 주력하고, 다른 나라와 공동연구, 학문적 교류를 중점으로 대안적 담론을 형성해내는 일이다.
민주주의연구소는 한국 및 아시아의 민주주의, 사회운동, 시민사회, NGO, NPO 등에 대한 연구를 목적으로 2003년 4월 성공회대학교 내에 문을 열었다.
'민주주의와 사회운동' 관련 연구 및 교육활동을 선도하면서 민주주의와 사회운동의 아시아적 전형의 창출과 이론화를 모색하는 것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아울러 민주주의의 발전을 중장기적 관점에서 분석하고 지원하는 연구를 펴나가고 있다.
민주주의연구소는 아시아NGO정보센터, NGO대학원, 사무국, 사이버NGO자료관, 민주자료관으로 조직되어 있다. 2009년 현재 신영복 고문을 대표로 소장 조희연, 부소장 오유석, 조현연을 포함해 자문위원 12명(이종구, 김진업, 조효제, 정해구, 박경태, 김창진, 신정완, 이상철, 정원오, 고병헌, 이영환, 백원담), 연구위원 11명(김동춘, 박은홍, 유철규, 박승우, 박윤철, 유상우, 차명제, 박상필, 우석훈, 홍일표, 김은규), 연구교수 8명(김정훈, 이홍균, 허성우, 이기호, 전명혁, 이광일, 김보헌, 정호기)을 비롯해 사무국 직원까지 총 41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설립 이후 민주주의연구소는 민주화 이행과정 및 그 이후 민주주의 발전의 역동성을 세계적인 시각에서 분석하는 특성화 연구를 진행해왔다. 학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는 '중점연구 사업'의 경우 1999년부터 사회문화연구소(현재 사회문화연구원으로 승격)에서 맡아온 프로젝트를 계승해 현재까지 추진하고 있다.
연구소는 이미 중점연구를 기반으로 아시아의 공동조사를 계획하고 있다. 민주주의를 연구하는 기관들과 공통조사 툴을 만들어 아시아 민주주의의 공동연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조희연 소장은 공동연구 계획을 설명하던 중 한국 이외의 아시아 국가에서도 민주주의연구소처럼 자국의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는 반가운 사례를 전하기도 했다.
"인도의 어느 연구소도 우리처럼 자국 민주주의의 한계점들을 지적한 책을 발간했습니다. DEMOS라는 책이었는데 제목이 재미있습니다. Making Democracy Meaningful(민주주의를 의미 있게 만들기)."물론 이런 장점의 이면에는 부족한 점도 존재한다. '대중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조희연 소장은 "우리(연구소)는 대중 주변에 있다"면서 "사실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처럼 (담론 외의) 구체적인 방식으로는 개입할 능력이 없다"고 솔직하게 한계를 인정했다.
그러나 민주주의연구소는 이 또한 연구소만의 특성으로 극복해낼 참이다. 학계 특성상 지적 생산의 템포가 느리고, 현실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아 대중의 관심을 끌기도 어렵다는 사실은 인정하되, 담론과 지식 수준에서 기여하는 능력을 백분 활용한 진보싱크탱크가 되겠다는 것이다.
'대안 있는 진보'가 되기 위해 민주주의를 학문적, 국가적 차원에서 연구하고 담론으로 정립하는 진보싱크탱크가 하나쯤 필요하다면 민주주의연구소의 존재 이유는 이미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