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뭇가지아직 남은 이파리들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일까?
김민수
나무가 혹은 꽃이 아니면 벌과 나비가 아름다운 것은 같은 것이로되 같지 않기 때문이다. 저마다 다른 모양으로 피어나고, 때론 비바람에 상해 온전하지 못할지라도 그런 삶을 피하지 않고 자기만의 모습으로 승화시키기 때문이다.
온전함에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죽어 또다시 자연의 일부가 되고, 자신의 온전하지 못함을 부끄러워하지 않기에 자연이 아름다운 것이다. 그리하여 자연스럽게 사는 삶이 행복한 삶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 자연스러움을 잃어버리고 살아갈뿐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 남아있는 자연스러움을 다시 일깨워줄 수 있는 곳들을 하나 둘 파헤져버리고, 파괴시켜버리는데 혈안이 되어있는 것이다. 어쩌면, 자연스러움의 의미를 깨닫는 사람들이 자신의 적이 될 것이라고 착각하는 부류에 의해 자연은 파괴되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두물머리의 아침, 그냥 강변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데 이젠 이런 풍경도 시멘트옹벽이 쳐지는 순간부터 다 사라질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아니, 그렇게 되기 전에 막아야지.
매일 새벽이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작품사진을 담으러 이곳으로 달려오시는 분들만이라도 하나가 된다면 지켜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가도 마음이 허해진다. 사랑하는 방식들이 저마다 너무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냥 저강, 이렇게 유유히 흘러흘러 바다로 가게 하면 안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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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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