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전이 사라지면서 함께 스러져가는 소금창고
이장연
올겨울 가장 춥다는데 온갖 짐을 베낭에 꾸려 자전거에 올랐다. 자전거 방랑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떠날 생각이었는데, 정말 안좋은 일 때문에 집을 나서게 되었다. 마지막 남은 관계와 거짓 인연을 내동댕이치고.
그렇게 얽히고 설킨 거미집을 빠져나와 멈추지 않는 거친 생각들과 가슴시린 눈물이 찬바람에 메마를 때쯤 도착한 곳은 지난 여름 찾았던 소래 해양생태공원이었다.
어깨를 짓누르는 무거운 베낭의 무게보다 차가운 악의가 무거워 잠시 페달을 멈추고, 살랑이는 갈대가 우거진 갯골 따라 바닷물이 들어오는 것을 마냥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