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러우 옆에 조성된 광장. 멀리 보이는 건축물은 구러우다.
모종혁
시안(西安)은 옛 이름은 장안(長安)이다. 베이징, 난징(南京), 뤄양(洛陽), 카이펑(開封), 항저우(抗州) 등과 더불어 중국 6대 고도(古都)로 손꼽힌다.
시안은 중국에서 가장 농경이 시작된 황허(黃河) 중류에 위치해 신석기 유적이 많다. 시안 동쪽에 있는 반포(半坡)유적이 그 대표적이다. 반포유적은 신석기시대의 대규모 취락 유적으로, 앙소(仰韶)문화의 진귀한 유물이 보존되어 있다.
중국 역사상 시안을 도읍지로 정한 왕조가 가장 많고 기간도 가장 길다. 주요한 왕조만도 기원전 1134~771년의 서주(西周)부터 기원전 350~207년의 진(秦), 기원전 206년~기원후 8년의 서한(西漢), 581~618년의 수(隋), 618~907년의 당(唐)까지 무려 1100여년 13개의 왕조의 수도였다.
장안이라는 명칭도 서한 때부터 처음 불려 근세기까지 지속됐다. 이 때문에 시안은 그리스 아테네, 이탈리아의 로마, 터키의 이스탄불과 함께 세계 4대의 고도(古都)로도 불린다.
오랫동안 중국의 수도였던 만큼 서안은 찬란하고 유구한 중국 고대문명의 보고이자 천연의 역사박물관이다. 중국에서는 '중국의 과거를 보려면 시안에 가라' '시안에 가면 5000년 중국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격언이 있을 정도다.
역사 고도답게 시안 중심가에는 역사 유적이 널려 있다. 시안 시내는 성벽 안 중심을 관통하는 4개의 도로(四大街)가 동서남북으로 곧게 뻗어 있다. 그 십자거리의 교차점에 종러우(鐘樓)가 있다. 종러우는 1384년 명태조 17년에 세워 1582년 지금의 자리로 옮겨왔다. 전체 높이 38m, 너비 35.5m이고, 건축면적은 1377.4㎥에 달한다.
종러우는 전형적인 명대 목조 건축물로, 나무 기둥에 못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겉으로 보면 3층이지만 실제로는 2층이다. 종루 사면에는 높이가 6m인 네 문이 있는데 옛날에는 마차와 행인이 다녔다. 지금은 문을 막고 십자대로로 해서 자동차가 다닌다.
중국 내 많은 도시에 종러우가 있지만, 시안 종러우는 가장 크고 보존상태가 완벽하다. 건축 규모와 예술적 가치도 뛰어나 중국에서 으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