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문화회관 지하의 전시관, 원래는 창고용도 공간이었다
정용재
개인전이나 교류전이 열리는 전시관도 예향 통영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전시회를 준비할 때, 미술품을 사람이 들고 계단을 걸어내려가서 전시실에 걸어야 한다는 상황은, 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생각만 해도 불안해지는 장면이다. 중량이 나가는 조각품 전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조각공원이 있고, 공연장이 있고, 전시공간이 있는 남망산공원이다. 얼핏, 있을 만큼 있다고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쉬움은 많이 남는다. 진정 내실 있는 '예향 통영'이 되려면, 독립된 상설 전시장 하나쯤은 통영에 있어야 할 것이다.
이순신공원 진입로 불편점 개선돼야조각공원에서 남망산 아래쪽으로 내려다보면 편안한 분위기로 조성된 산책로와 함께, 남망산을 벗어나는 샛길도 보인다. 그 샛길을 내려가 이순신 공원을 향해 걸어간다.
통영시가 재해위험지구로 지정한 남망산 급경사 하단부 지역은, 재해대비 정비작업이 진행중이며, 정비사업 이후 주차장 170면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대상지역 토지매입이 거의 완료된 상태라고 전한다. 철거 예정인 집들을 마주하고 길 건너편 바닷가에서는, 통영항 해경부두 축조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이다.
이순신공원을 향해 걷다 보면, 어느 순간 눈이 따갑거나 목이 가려운 것을 느낄 수 있다. 인근 조선소와 공장시설에서 배출되는 분진이 대기를 탁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순신공원 찾아가는 길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탁한 공기만은 아니다.
남망산공원과 이순신공원 사이의 실제적인 거리보다 심리적인 거리가 더 멀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주변에 즐비하게 늘어선 공업시설이다.
이순신공원에 들어서서, 지금은 경기도 안산에 거주 중이라는 출향인 부부를 만났다.
"이순신공원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듣고 처음 찾아왔습니다. 와보니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운 경관입니다. 하지만, 들어오기까지가 어려웠습니다. 공장 사이 도로를 따라 오는 길은 관광지 가는 길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고, 길이 너무 좁습니다. 이정표나 표지판도 부족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