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연구원 김경순 사무처장
김동환
"이런 개념을 '싱크네트(Think Net)'라고 한다"고 덧붙이는 김경순 사무처장. 상근 연구 인력을 유지하려면 많은 돈이 필요한데 우리나라는 싱크탱크에 기부하는 문화가 아직 정착되지 않아서 이런 싱크네트 방식을 선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싱크네트 방식은 연구 환경에 크게 제약을 받지 않으며 사안마다 유연하게 협업이 가능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싱크네트 방식은 비용이 적게 드는 대신 모든 연구원이 한 공간에서 연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연구의 시의성과 효율성을 위해 중앙에서 전체 연구를 조절해주는 역할이 필요하다.
코리아 연구원에서는 '연구기획위원회'가 조정탑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연구기획위원회는 총 8명의 연구기획위원으로 구성되며 이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무엇에 대해 연구하고 어떤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할 것인지를 정하는 회의를 갖는다.
미국 뉴딜과 MB 뉴딜은 뭐가 다른가?
이런 과정을 거쳐 생산되는 코리아 연구소의 보고서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가 원고지 50매에서 100매 사이의 분량으로 작성되는 '현안진단'. '현안진단'은 재보선이나 한·EU FTA, 개성공단, 비정규직 문제 등의 개별적인 사안에 대한 분석 보고서다. 두 번째는 현안진단 분량의 글 3~4개가 한 주제로 묶여있는 '특별기획'으로 '오바마 시대의 한반도 전망' 등 거시적인 현실 진단과 더불어 정책에 대한 제안이 곁들여진다는 것이 특징이다.
코리아 연구소에서 지금까지 생산된 현안진단은 154개, 특별기획은 27개다. 평균을 내 보면 지난 5년동안 매주 1개씩 50매에서 100매 사이의 보고서를 만들어온 셈이다.
최근 나온 코리아 연구소의 현안진단 중에는
북한의 정책 변화와 남북관계를 보는 5가지 논점(이정철),
현 구역개편론 평가와 바람직한 방향(허훈),
오늘 다시 선거를 생각 한다: 정치공학의 그림자(홍재우)가 반응이 좋았다.
'북한의 정책 변화와 남북관계를 보는 5가지 논점'은 북한 관련 최근 쟁점이 되고 있는 다섯가지 요점을 잡아 어렵지 않게 풀어낸 글이다. 북한의 최근 변화가 우리 정부의 주장처럼 제재의 효과가 아니라 협상 전술이 변화한 것이며, 그러한 북한의 대외 강경행보 중단은 중국이 상당부분 관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 구역개편론 평가와 바람직한 방향'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구역개편 논의에 허점을 짚고, 구역개편이 결국에는 지방자치 및 분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늘 다시 선거를 생각한다 : 정치공학의 그림자'는 요즘 이명박 정부가 왜 선거제도의 변화를 추진하는지를 친이계와 친박계로 나뉘어져 있는 한나라당의 구조를 통해 분석한 글이다.
간판 정책보고서인 특별기획 중에는
하토야마시대 일본과 동아시아, 전망 및 제언(양기웅, 이원덕, 양기호),
미국의 뉴딜과 MB의 녹색뉴딜 비교분석 및 제언(홍종학, 김종걸),
2009년, 4대강국 정세 전망과 한국의 정책방향(서재정, 주장환, 양기호, 유진숙, 홍익표, 이남주)정도가 요즘 볼 만한 것들이다.
'하토야마시대 일본과 동아시아, 전망 및 제언'은 장기 집권해온 자민당이 왜 2009년에 무너졌는지, 그로 인해 한일, 한미관계에는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를 다각도로 다뤘다. '미국의 뉴딜과 MB의 녹색뉴딜 비교분석 및 제언'에서는 미국의 뉴딜을 루스벨트 대통령이 추진했던 것과 최근 오바마가 추진 중인 정책으로 나누어 설명하고, 이를 이명박 정부의 뉴딜정책과 비교하고 있다. 김종걸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이 글에서 왜 오바마의 뉴딜이 '그린 뉴딜'이고 이명박 정부의 뉴딜은 '그레이 뉴딜'인지를 '토건경제'와 '역주행'이라는 키워드로 설명한다.
'2009년, 4대강국 정세 전망과 한국의 정책방향'은 미국과 중국, 일본과 러시아의 동북아정책들을 각각 분석해서 그 정책들이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을 정리했다. 또한 네오콘적 환상 속에서 출발한 이명박 정부의 외교가 어떤 모습인지, 그런 방향의 외교에서 왜 남북관계의 출구를 찾을 수 없는지를 분석했다.
인지도 높이고, '시민 후원형 싱크네트'로 거듭나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