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복 아산시장은 브리핑룸에서 아산시청 출입기자들에게 아산시민의 현명한 판단이 아산시 발전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시사 이정구
강희복 아산시장은 "당연한 결과지만 내심 걱정도 있었다"며 운을 뗐다.
강 시장은 이번 결과에 대해 "원인부터 말하면 천안시에서 일방적으로 통합을 추진해 아산시민의 반감이 컸다. 아산시민들은 6년전 아산시 배방면에 위치한 KTX 역사명칭을 천안시에 빼앗긴 뼈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두 번 다시 일방적으로 당하지 않겠다는 분노의 발로였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은 사필귀정이다. 아산시는 고유의 역사와 문화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또 기초자치단체 중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해 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도시다. 이번 결과로 아산시민의 모든 에너지가 결집되고, 아산시의 발전을 위한 큰 틀과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욱일승천할 수 있는 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문제로 두 도시의 갈등이 더 깊어진 것 같다며, 나름대로 치유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강 시장은 "두 도시가 통합되려면 서로 동질성과 공통적인 문제의식을 가지고 서로 같이 갈 수 있는 토대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산시민의 의사와 거리가 먼 힘을 우위로 한 일방적인 통합이 되겠는가. 불행한 일이다. 그동안 두 도시민의 갈등의 책임은 천안시에 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 시장은 이어 "두 도시는 앞으로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며 대국적 견지와 큰 역사의 틀에서 새로운 비전을 모색해야 한다. 천안시 일부 정치권은 과거를 되돌아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반성하는 계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가깝고도 먼 이웃 '천안'...일방적 통합추진에 반감"천안의 아산침탈 야욕에 아산시민 분노한다" "KTX 역사명칭 빼앗더니, 이제는 통째로 먹자는 것이냐" "패스트 천안, 스마트 아산 갈 길이 다르다"…
최근 2~3개월간 아산시 거리 곳곳에서 흔히 볼 수 있던 현수막이다.
천안시의회(의장 류평위)가 행안부에 천안아산통합건의문을 접수하자 아산시의회(의장 김준배)는 통합반대건의문을 접수했다. 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가 행안부에 천안시민의 서명을 받아 통합건의문을 제출하자 범시민단체아산천안통합반대추진협의회는 아산시민의 서명을 받아 통합반대건의문을 제출했다.
지난 11월10일 행안부의 여론조사결과 발표로 이 모든 소모적 논쟁이 일단락됐다.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전국 최초로 6035명의 주민서명을 받아 주민발의로 자율통합을 건의한 (사)천안시정발전연구센터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의 조사결과를 "겸허히 수렴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여론조사는 천안아산 통합문제에 대한 종지부가 아니라 시대흐름에 따른 새로운 발전 프로젝트인 만큼 통합이 이뤄질 때까지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천안시민은 아산과의 통합을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만큼 두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연구활동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아산시민의 절대다수가 반대한 이유는 "통합당위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선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차후 통합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아산시민모임 김지훈 사무국장은 "통합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 '천안시민이 원하기 때문에 해야 한다'거나 '천안시민은 알지만 아산시민은 모른다'는 식의 분석은 성숙하지 못한 정치인의 자기중심적인 매우 오만하고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러한 지역의 갈등은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일이다. 무책임한 정부와 지역정치인들이 검증되지도 않은 효율성, 합리성, 경제성을 이유로 지역사회를 더욱 대립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통합이 돼도 통합이 무산돼도 그 후유증은 쉽게 치유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서로 감정의 골만 키워 상처만 남길 뿐이다"라고 말했다.
지난 2~3개월간 아산시 거리 곳곳에 걸렸던 현수막이 하나 둘 내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KTX 역사명칭에 이어 이번 통합논의까지 천안시에서 원인이 제공된 아산시민의 피해의식과 상대적 박탈감은 적지 않아 보인다.
덧붙이는 글 | <충남시사>와 <교차로>에도 같은 기사를 송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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