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보칸
이상기
이 덴보칸은 구마모토 아트폴리스(KAP)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아트폴리스란 구마모토현의 공공건축물을 신축할 때 예술성을 부여하자는 정책이다. 1983년 구마모토 현의 지사가 된 호소가와 모리히로(細川護熙)가 1988년부터 추진한 사업이다. "남는 것은 문화 밖에 없다"는 슬로건 하에 공공과 민간의 건축에 유명한 건축가를 연결해주고 그들이 개성과 창조성을 발휘해 건물을 짓도록 지원해주는 것이다.
이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74개의 프로젝트가 시행되었다고 한다. 이번 여행에서 우리는 그 중 세 개의 건축물을 볼 수 있었다. 그 첫째가 덴보칸이다. 덴보칸은 교토 조형예술대학 교수이자 건축가인 다카사키 마사하루(高崎正治)에 의해 1992년에 만들어졌다. 그는 이 건물을 세운 의도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이 건물은 사람과 지구 그리고 우주가 융화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사람들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생각해서 지상층(地の座)을 만들었고, 주변 자연과의 어울림을 생각해서 2층의 구름층(雲の座)를 만들었으며, 하늘을 관측하기 위해 정상부에 별자리(星の座)를 만들었다. 가운데 타원형으로 만든 구(球)는 연꽃 모양이다. 그것은 소우주를 상징한다. 그리고 하늘로 뻗은 세 개의 수직 막대는 화살을 표현하고 있다. 세 개의 화살은 환경생명체로서 이 지역의 발전을 상징한다."
한 마디로 대단한 수사다. 요즘 디자인과 건축이 새롭게 조명되는 시대여서 그런지 건축가들의 과장이 좀 심한 편이다. 비가 오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오늘 데보칸은 후줄그레해 보인다. 추적추적 비를 맞고 서 있는 폼이 조금은 추해 보인다. 요즘 쓰는 말로 추미학의 전형을 보는 것 같다.
역사박물관이라, 무엇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