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산 산행...산에 올랐다가 또 급히 하산...팔각정에서 내려다본 양산시내 ...밤이 내리면 도시는 어둠이 살아나면서 보석을 흩뿌려놓은 듯 찬란해 지고...
이명화
양산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팔각정에 잠시 올라 망중한. 푸르스름하던 도시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하나둘씩 불이 켜지고 점점 별처럼, 꽃처럼 피어난다.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어 잠깐 앉았다가 숲이 깜깜해지는 것을 보며 다시 급히 하산한다. 어느새 숲은 어둑신하다. 나무들은 어둠 속에 묻히고 어두워진 산길을 더듬으면서 내려간다.
어두워진 숲길에서 발이 자꾸만 허방을 짚는다. 쉬지 않고 빨리 걷는 걸음이다. 하산 길에도 땀이 이토록 많이 나는 건 또 처음이다. 겨우 눈어림으로 더듬거리며 내려오니 얼마나 빨리 걸었던지 25분만에 도착했다. 깜깜해진 숲이 뒤에 웅크리고 있다. 들머리 근처에 있는 팔각정에 올라 불빛바다를 이룬 도시를 내려다 보면서 그때서야 깊은 숨을 느긋하게 내쉬었다.
도시의 하루가 저물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면서 보석을 한꺼번에 흩뿌려놓은 듯, 꽃 불 켠 듯 도시는 찬란해진다. 빛의 도시, 불꽃 도시, 보석의 바다가 된다. 먼 데서 바라보는 양산타워의 불빛은 마치 봉화처럼 높이 솟아 반짝인다. 어둠 속에서 양산천이 가늠된다. 시 한가운데 양산천이 흐르고 어둠 속을 흐르는 강물을 사이에 두고 사람 사는 건물들이 길고 넓게 펼쳐져 있다.
어두워진 강을 따라 눈길이 저 멀리 닿은 곳은 부산인지 양산 끄트머리인 호포인지 모를 불빛 이어진 곳까지 시선이 닿는다. 사람 사는 집집마다 불이 켜지고 가족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하루분의 피로를 풀고 있을까. 오봉산 능선은 이미 어둠에 묻혀 하늘과 맞닿은 능선만 어렴풋하다. 먼데 홀로 높은 산이 아니라 사람 사는 마을에 가까이 있어 친근한 오봉산... 이 저녁에 만나고 간다.
산행수첩1.일시: 2009년 11월 7일(토).맑음2.산행기점: 양산 물금읍 범어 '갈릴리교회'3.산행시간: 1시간 35분4.진행: 갈릴리교회(오후4:45)-작은 오봉산(5:30)-하산(5:35)-입구 정자도착(6시)-갈릴리교회(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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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을 뿌려놓은 듯 불켜지는 도시, 저녁산행도 좋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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