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가 되고 나서 약 2년간 15회 남짓의 소개팅을 했지만 전적이 그리 훌륭치는 않다. 소개팅 상대는 직업도 나이도 외모도 성격도 다 제각각이었는데 어쩜 다들 나에게 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iMBC
솔로가 되고 나서 약 2년간 15회 남짓의 소개팅을 했지만 전적이 그리 훌륭치는 않다. 아니 매우 저조한 편이다. 미인은 아니지만 박색도 아니고, 여러 사람을 만나는 직업상 화제가 풍부한 편임에도 그렇다.
다행히도 주변인들이 그게 비주얼 탓은 아닐 거라며 위로해주니 고맙게 믿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7연패의 기록을 달성했다. 애프터는커녕 '반가웠습니다. 잘 들어가세요'라는 문자조차 보내지 않은 경우까지를 나는 1패로 계산했다. 7연패, 정말 '빵꾸똥꾸' 같은 일이다.
참 희한한 일이었다. 소개팅 상대는 직업도 나이도 외모도 성격도 다 제각각이었는데 어쩜 다들 나에게 호감을 느끼지 못하는 것일까. 나보다 7살이나 많고 나긋나긋한 말투에 다정했던 소개팅남은 만난 지 2시간 만에 나에게 "잘 들어가세요"라고 말해 환한 태양을 부끄럽게 했으며, 물론 그 후로 연락이 없었다. 7살 나이 차이로도 안 되는 것인가, 태양아래서 자괴감이 아지랑이처럼 피어올랐다.
또 나처럼 야구를 좋아한다며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친구가 소개해준 사람은 몇 시간이나 재밌게 이야기를 나눈 후 헤어졌는데 역시나 "잘 들어가"란 문자조차 없었다. 취미로도 안 되는 것인가 만루에서 병살을 친 것 같았다.
나와 동갑이었던 한 소개팅 남은 내내 나보다 더 떨었고, 긴장해 보여 다른 날과 달리 내가 밥도 먹자, 차도 마시자 나름 분위기를 이끌었는데 그 역시 연락이 없었다. 아 뭐냐. 물론 그 중에는 연락 오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정말 연락이 오지 않으니 그것도 또 나름대로 괴로웠다. 이쯤되면 절망과 외로움이 영혼을 갉아먹기 시작한다.
나에게 웃어주던 그놈, 문자는 왜 안 보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