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세월 제 모습을 지켜 낸 고달사지 부도

우리문화 답사기(46)

등록 2009.11.10 09:47수정 2009.11.1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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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고달사지의 동쪽으로 가면 산을 오르는 계단이 있다. 이 돌 계단을 오르면 국보 제4호인 고달사지 부도를 만난다. 이번까지 3번을 이 부도를 보았지만, 볼 때마다 놀라움으로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고달사지 부도는 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팔각원당형의 이 부도는 천년 세월을 제 모습 그대로 지켜내고 있는 소중한 문화재다.

 

국보 제4호 고달사지 부도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의 키에서 고달사지 부도의 웅장함을 알 수 있다
국보 제4호 고달사지 부도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의 키에서 고달사지 부도의 웅장함을 알 수 있다 하주성
▲ 국보 제4호 고달사지 부도 사진을 찍고 있는 사람의 키에서 고달사지 부도의 웅장함을 알 수 있다 ⓒ 하주성

난 이 고달사지 부도를 만날 때마다 우리 조상들의 예술적 감각에 늘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것은 이 부도가 아직도 완전한 모습을 지켜내고 있기 때문이다. 팔각으로 된 하대석의 연꽃무늬와, 중대석의 용과 구름은 아직도 생생한 모습 그대로다. 중대석의 용은 힘차게 부도를 감고 있다. 용의 무늬 중 불꽃이 타오르는 여의주를 두발로 감싸고 있는 조각은 가히 압권이다. 두 마리의 용이 꼬리를 서로 감고 있는 모습도 생동감이 넘친다. 많은 부도를 보았지만 이런 멋진 조각을 해놓은 것은 그리 많지가 않다.

 

고달사지 부도 중대석에 새긴 용머리에서 고려 초기 부도의 특징이 보인다
고달사지 부도중대석에 새긴 용머리에서 고려 초기 부도의 특징이 보인다하주성
▲ 고달사지 부도 중대석에 새긴 용머리에서 고려 초기 부도의 특징이 보인다 ⓒ 하주성

부도 부도에 새겨진 용의 조각. 발로 불꽃이 이는 여의주를 잡고 있다
부도부도에 새겨진 용의 조각. 발로 불꽃이 이는 여의주를 잡고 있다하주성
▲ 부도 부도에 새겨진 용의 조각. 발로 불꽃이 이는 여의주를 잡고 있다 ⓒ 하주성

용꼬리 부도 중대석에 새겨진 용의 조각 중 꼬리 부분. 두 마리의 용꼬리가 힘차게 감고 있다
용꼬리부도 중대석에 새겨진 용의 조각 중 꼬리 부분. 두 마리의 용꼬리가 힘차게 감고 있다하주성
▲ 용꼬리 부도 중대석에 새겨진 용의 조각 중 꼬리 부분. 두 마리의 용꼬리가 힘차게 감고 있다 ⓒ 하주성

부도의 전면에 돌출이 된 용의 머리 역시 고려 초기 부도의 특징이 잘 나타나 있다. 상대석으로 올라가면 연촉이 표현되어 있으며, 몸돌에는 자물쇠 문양인 문비와 영창이 서로 반대편에 조각이 되어 있다. 자물쇠 문양과 영창 사이에는 사천왕상이 힘있게 조각되어 있다.        

 

머릿돌은 상대적으로 몸돌보다 크게 만들었다. 난 이 고달사지 부도에서 가장 주의 깊게 보는 것이 바로 머릿돌의 밑면에 조각이 된 비천상이다. 금방이라도 승천을 할 것 같은 이 비천상에서 부도는 마무리가 된다는 생각이다. 아마 이 부도를 조각한 공인도, 이 부도의 주인이 하늘로 오르기를 바랐나보다. 또한 스스로도 하늘로 올라 비천인이 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자물쇠 문양 상대석에 조각된 자물쇠 문양인 문비.
자물쇠 문양상대석에 조각된 자물쇠 문양인 문비. 하주성
▲ 자물쇠 문양 상대석에 조각된 자물쇠 문양인 문비. ⓒ 하주성

영창 부도의 상대석은 상징적으로 사리가 있는 곳이다. 자물쇠 문양인 문비와 그 반대편에 조각된 영창이 하나로 어우러진다.
영창부도의 상대석은 상징적으로 사리가 있는 곳이다. 자물쇠 문양인 문비와 그 반대편에 조각된 영창이 하나로 어우러진다. 하주성
▲ 영창 부도의 상대석은 상징적으로 사리가 있는 곳이다. 자물쇠 문양인 문비와 그 반대편에 조각된 영창이 하나로 어우러진다. ⓒ 하주성

사천왕상 상대석 8면 중 사면에는 사천왕들이 부도를 지키고 있다
사천왕상상대석 8면 중 사면에는 사천왕들이 부도를 지키고 있다하주성
▲ 사천왕상 상대석 8면 중 사면에는 사천왕들이 부도를 지키고 있다 ⓒ 하주성

너무도 생생한 모습으로 조각이 되어 있는 국보 제4호 고달사지 부도.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 고달사지의 제일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이 부도는, 고려 광종 대에 전성기를 누리던 고달사가 폐사가 되면서도 멀리 떨어져 있어 피해를 당하지 않은 것인가 보다. 고달사에 남아있는 보물 제7호인 원종대사혜진탑과 비교를 해도 확연하게 차이가 난다. 국보와 보물의 차이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예이기도 하다.

 

비천상 고달사지 부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각은 역시 비천인상이다.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표현이 되어 있다
비천상고달사지 부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각은 역시 비천인상이다.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표현이 되어 있다하주성
▲ 비천상 고달사지 부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각은 역시 비천인상이다. 하나하나가 섬세하게 표현이 되어 있다 ⓒ 하주성

비천인상 머릿돌의 밑면에 새겨진 비천인상. 국보 제4호 고달사지 부도를 완성시킨 아름다움의 결정체다
비천인상머릿돌의 밑면에 새겨진 비천인상. 국보 제4호 고달사지 부도를 완성시킨 아름다움의 결정체다하주성
▲ 비천인상 머릿돌의 밑면에 새겨진 비천인상. 국보 제4호 고달사지 부도를 완성시킨 아름다움의 결정체다 ⓒ 하주성

천년 세월 한 자리에 서서 온갖 풍상을 다 이겨내며 제 모습을 지켜 낸 고달사지 부도. 그래서 고달사지를 찾을 때마다 일부러 계단을 오르는 것도, 그러한 아름다운 탑을 보기 위해서다. 더욱 이 부도를 눈여겨보는 것은, 앞으로 또 천년을 그렇게 사람의 발길을 기다리고 서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부도 #고달사지 #국보 #고려 초기 #여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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