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서의 전투 전 긴 창을 끼고 무릎을 꿇고 있는 모습의 병사용.
모종혁
병사들 자세 단 한 개도 같지 않아, 얼굴 표정도 인간 심리 섬세히 묘사병마용의 발굴이 사회적인 논쟁을 불러일으킨 것은 그 가치가 황금보다 높기 때문이다. 병마용은 머리와 몸통, 팔, 다리 등을 따로 빚은 뒤 구워 조합해 완성했다. 병사용은 키 175~195㎝의 늠름한 체격인데 실제 사람과 흡사하다.
놀라운 점은 병사들의 자세가 단 한 개도 같지 않다는 사실이다. 얼굴 표정도 각양각색으로 인간의 심리를 섬세히 묘사했다. 진시황을 호위하여 전장에 나가는 병사들의 마음과 모습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었다. 방대한 규모와 정교함으로 병마용은 곧 이집트 피라미드, 바빌론 공중정원 등 고대 7대 기적에 더해져 세계 8대 기적으로 불리게 됐다.
이런 천문학적 가치와 중요성 때문에 중국정부도 병마용 발굴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발굴이 종료된 3호갱 외에 2호갱에 대해서는 시험 발굴을 통해 실체만 확인한 뒤 본격적인 발굴은 미루고 있다. 일반 중국인들도 현 시점에서의 발굴보다 후세에게 그대로 물려주자는 의견이 우세하다.
병마용박물관 경내에 들어서면 거대한 스포츠센터를 연상케 한다. 박물관 표지석 앞에 1호갱, 그 옆에는 2호갱, 오른쪽으로는 청동거마(靑銅車馬)전시관이 자리 잡고 있다. 공개된 세 갱 중 가장 큰 1호갱 내부는 선봉, 주력, 후위, 익위 등 4부분의 군진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
갱의 가장 앞에는 갑옷을 입지 않은 경보병용이 서 있다. 모두 3열로 매 열마다 68점, 총 204점이 있다. 머리는 속발을 하고 다리에는 행전을 맸으며 손에 궁을 들어 용감하고 활을 잘 쏘는 선봉부대임을 알 수 있다.
경보병용 뒤는 11개 동·서 방향 통로가 갈라져 있는데, 38대의 전차와 보병이 서로 엇갈려서 배치되어 있다. 이들은 갑옷을 입고 손에 긴 창, 칼, 활 등 병장기를 든 중보병이다. 전차와는 유기적으로 조합된 군진 주력으로 기세가 날카롭다.
1호갱 남·북 양쪽 변두리에는 병사용이 1열로 서 있는데, 군진의 좌·우익에 해당한다. 적군의 '성동격서'(聲東擊西)를 방지하는 것이 주 임무다. 갱 내 뒤에 서있는 병사용은 군진의 후위이다. 부대 진군시 적이 배후에서 기습하는 것을 방어하여 후방의 근심을 제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