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 제독 승전지 해상순례'에 앞서 8일 오전 진해해군통제부 부두에서 군악.의장대의 공연이 벌어졌다.
윤성효
드디어 출항 ... 거가대교 공사 현장 앞 지나
드디어 출항이다. 부두에 정박해 있던 다른 군함들이 시야에서 점점 작아졌다. 마치 왜군이 쳐들어왔다는 '전갈'을 받고 싸우러 나가는 400여년 전 조선 수군이 그렇게 했던 것처럼, 성인봉호는 묵직한 느낌으로 움직였다.
저 멀리 부산항신항도 눈에 보였다. 부산항신항과 마산항으로 드나드는 온갖 선박들이 열병하듯 했다. 비바람이 치는 날씨인데도, 군함은 끄떡도 하지 않고 남해 바다를 달렸다. 평균 15노트 속력.
거제도 해역을 지났다. 대통령 별장이 있다는 저도도 눈에 들어왔다. 거제와 부산(가거도)을 잇는 거가대교 공사 현장이 보였다. 침매터널 공사 현장도 보였고, 섬과 섬을 이을 다리 교각도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속에서도 컨테이너 선박을 비롯한 온갖 배들이 시야에 들어왔다.
400여년 전 이 바다는 어떠했을까. 옥포해전, 한산대첩, 노량대첩, 명량대첩, 부산포해전, 합포해전, 당항포해전, 칠천량해전, 사천해전, 당초해전 등. 붙여진 이름처럼 많은 싸움이 바다에서 치열하게 전개됐던 것이다.
'성인봉호' 갑판에 올라 보았다. 마치 이순신 장군이 이끄는 거북선을 보고 왜군이 놀라 달아나거나 왜적선이 격침되어 바다에 가라앉는 상황이 연상되었다.
왜적선을 격퇴시킨 거북선은 이 바다 속 어딘가에 가라 앉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아직 거북선의 원형이 발견되지 않고 있는데, 경남도가 추진하는 '이순신 프로젝트'의 하나인 거북선 찾기 사업이 성과를 거두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