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4현시)와 비엔나협약(2현시)의 신호주기 비교
국가경쟁력강화 위원회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좌회전이 따로 있기 때문에, 남북직진, 동서좌회전, 동서직진, 남북좌회전의 4현시가 필요하게 된다. 결국 한 번 신호를 놓치게 되면, 다시 자기 신호를 받는데 매우 긴 대기 시간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우리나라의 경우 3분 이상이 보통). 이렇게 대기시간이 길다 보니, 대기열이 길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이번 신호시간에 통과하려고 교차로 앞에서 과속을 하거나 꼬리물기를 하는 등 각종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교통량이 적고, 좌회전이 용이한 편도 3차로 이하 교차로를 우선으로 하여 비보호 좌회전을 도입할 예정이다. 비보호 좌회전이면 사고 위험이 높아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한 대비도 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는 (1) 교차로에서 좌회전 차량이 안전하게 기다릴 수 있는 대기차로를 마련하고, (2) 교차로 내부의 차량을 모두 빼내기 위한 전적색(全赤色) 신호를 운영하며, (3) 횡단보도를 교차로에서 떨어뜨려 좌회전차량으로부터 보행자를 보호하고, (4) 도심 제한속도도 하향 조정하겠다고 한다. 특히 현재 비보호좌회전 차량의 사고는 10대 중과실 중 하나인 신호위반으로 처리되고 있는데, 이를 일반 교통사고로 완화하는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편 비보호 좌회전에 대해서 흔히 하는 오해는, 모든 교차로를 비보호 좌회전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차선수가 많고, 직진 교통량이 매우 많은 교차로는 사실상 비보호 좌회전이 불가능하다. 이런 곳까지 무리해서 비보호 좌회전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비보호 좌회전은 어디까지나 효율적인 교통운영을 위한 것이다. 교통신호를 교통현실과 맞추는 것이 교통신호체계 선진화의 목적인데 비보호 좌회전이 비효율적인 교차로에 비보호 좌회전을 설치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이런 교차로는 현재와 같은 보호좌회전체제가 그대로 유지되며, 좌측 화살표 신호등도 그대로 존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