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부의 발>항상 맨발로 일하는 그의 발엔 군살이가득하다.
참거래
귀농이라는 말이 많이 나온다. 서울 사는 선배는 귀농하려면 돈이 얼마나 드느냐고 묻는다. 시골살이 6년차에 매일매일 하는 일이 농민들을 만나는 일이다 보니 전문가쯤으로 아는 모양이다.
그리고 많은 질문은 "요즘 뭐 심으면 좋을까요"다. 예전엔 호기 있게 "호박고구마가 인기가 좋아요. 녹미나 자광미를 심어보면 어떨까요? 호두도 좋아요" 이런 식으로 말했다. 하지만 지금은 "글쎄요, 뭐 하나 힘들지 않은 것이 없어요. 저렴하고 품질 좋고 안전하다면 좋겠지요"가 정확한 답이다. 모르겠다. 뭐를 해야 하는가? 그것을 알면 벼농사짓는 부모님께 제일 먼저 권했을 것이다.
참거래판매자 가운데 지리산골 하동에 사는 귀농 10년차 농부가 있다. 여러 번 기사도 썼다. 작년에 수박 때문에 인연을 맺었다. 무농약 수박을 재배했는데 약속한 상인이 못 가져가겠다고 일방적으로 수확 며칠을 남기고 통보를 했었다. 한밤중에 사무실을 찾아왔다. "도와주세요." "네." 답은 그렇게 끝났고 운좋게 그의 수박을 팔아주었다. 그렇게 맺은 인연으로 그가 생산하는 거의 모든 품목의 농산물을 직거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