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를 든 세빈이가 재롱을 떨며 고구마를 캐고 있는 가운데 할머니가 활짝웃고 있다.
심명남
처남댁 아이인 세빈이는 시골에서 할머니와 같이 산다.
엄마 아빠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이다. 그런 세빈이는 주중에는 할머니와 지내다 주말이 되면 엄마, 아빠 품으로 돌아간다. '키우는 정이 낳은 정보다 더 깊다'는 것을 세빈이를 통해 알게 된다. 왜냐면 주말이면 엄마, 아빠에게 안 가려고 떼를 쓰는 세빈이 그런 세빈이가 어느덧 2살이 되었다.
몇 년 전 할아버지가 떠나고 혼자가 된 할머니에게 손주 세빈이는 할머니의 유일한 말벗이자 삶의 낙(樂)이었다. 그간 손주를 업고 농사를 짓던 할머니에게 짐이 되었던 세빈이가 오늘은 큰일을 했다. 세빈이가 재롱을 피우며 고구마 파는 일을 도왔기 때문이다. 고구마를 파는 오늘 이웃집에 사는 아흔에 가까운 할머니도 호미를 들고 거들었다. 요즘 벼농사 추수가 끝나고 밭농사가 남아있는 농촌의 풍경은 일손이 딸려 두살배기 아이부터 아흔살의 할머니까지도 아쉬운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