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풍당조촐하면서도 고졸한 멋을 내는 택풍당. 주인의 심성을 알아볼 수 있느 누각이다.
하주성
택풍당은 선생이 낙향한 이듬해에 지었다. 가을 단풍이 온 산하를 물들이고 있을 때, 지나던 길에 우연히 찾아들어 간 택풍당. 첫눈에도 참으로 조촐한 누각이란 생각으로, 찬찬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높지 않은 담장을 둘러치고 작은 문을 낸 택풍당은, 중층 누각의 형태로 지어졌다. 아래를 막은 것으로 보아 아마 그곳에 불을 지필 수 있도록 한 것이나 아닐까? 창호도 가장 흔한 것으로 했다. 주인은 어디 하나 검소하지 않음이 없다. 그저 평범한 가운데서도 고졸한 멋을 풍기고, 반듯하면서도 화려함을 피한 택풍당. 폐모론이 일자 모든 부귀영화를 다 버리고, 이곳 쌍학리 촌마을로 찾아 든 선생의 마음을 읽을 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