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채의 가구들복잡하게 빈틈없이 들어찬 가구들. 가구 하나의 배치에도 신경을 써야한다
하주성
안채를 둘러보니 한 마디로 가구전시장이란 생각이 든다. 사대부가들의 집은 많은 가구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이다. 사대부가들은 방안이 의외로 정갈하다. 그리고 꼭 필요한 것들만 진열하는 것이 통상적인 예이다. 그런데 이 많은 가구들은 도대체 무엇일까? 그것도 제각각 다른 가구들이 즐비하다. 이렇게 복잡한 가구들을 들여놓은 까닭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예산이 남았다거나, 아니면 무조건 많이만 진열하면 좋다는 생각에서일까? 이런 것 하나에도 신경을 써서 진열해 주었으면 좋겠다.
장식품과 문갑이 행랑채에행랑채를 돌아보다가 실소를 했다. 행랑채 방 한구석에 놓인 지게 때문이다. 장에서 구입할 수 있는 모조품인 작은 지게가 행랑채 방구석에 떡하니 놓인 것이다. 물론 예전 머슴들이 사용하던 행랑채이다 보면, 어느 머슴이 심심풀이로 만들었다고도 이해를 할 수가 있다. 하지만 역사적인 건물은 재미로 전시를 하면 안된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보고 가는 곳이다. 명성황후 생가는 일 년에 유료관객이 25만 명 정도라고 한다. 그렇다면 그 많은 사람들이 감고당에 들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나하나에 좀 더 세심한 진열이 필요할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