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대한민국 인권상은 '코드맞추기상'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 2009 대한민국 인권상 수여에 인권단체 반발

등록 2009.10.31 14:00수정 2009.10.31 14:00
0
원고료로 응원

지난 2006년부터 매년 12월 10일 세계인권의날에 맞추어 국가인권위원회가 시상하게 되는 '대한민국 인권상'과 관련, 올해 인권상 수상 대상과 선정과정의 문제 등을 들며 인권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미지는 지난해 12월 10일  W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제60주년 기념식 행사 개최 장면.
이미지는 지난해 12월 10일 W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제60주년 기념식 행사 개최 장면. 국가인권위원회
이미지는 지난해 12월 10일 W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세계인권선언 제60주년 기념식 행사 개최 장면. ⓒ 국가인권위원회

지난 29일 인권위의 시상 단체선정 소식이 알려진 직후, 전국 87개 인권사회단체들로 구성된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은 "국가인권위를 무력화 하려는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현병철 인권위원장의 충성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새사회연대(대표 이창수)는 30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국가인권위가 정권의 입장을 대변하는 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는 상항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무자격자인 현병철의 대내외적인 비판에도 자리를 지키고 있으려는 후안무치의 권력욕이 부른 결과"라며 맹비난했다.

 

이에 앞서 국가인권위는 지난 29일 "심사를 거쳐 '북한민주화네트워크', 등 모두 11개 단체 및 개인에게 '2009 대한민국 인권상(이하 인권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09 수상단체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를 비롯, 삼청교육대 인권운동연합, 사단법인 에이즈예방협회 경북지회, 그리고 외국인 인권조례를 제정한 안산시 등이다. 이 가운데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은 행안부가 추천한 '북한민주화네트워크'가, 단체부문인 '인권위원장 표창' 수상단체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서다.

 

인권 단체들, 현명철에 반대하며 수상.추천 거부

 

새사회연대 등 인권단체들은 그동안 국가위원장으로 취임한 현명철씨에 대해 그의 전력과 취임 후의 인사문제 등을 들어 퇴임을 촉구 해온 바 있다. 이 같이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인권단체들은 지난 20일 올해 인권상에 대한 추천.수상을 공개적으로 거부한 바 있다.

 

인권위는 이 같은 반발 기류가 일고 있는 가운데 인권상 추천접수가 끝난지 불과 일주일만인 지난 27일 수상단체들을 결정했던 것.

 

새사회연대는 이 같은 졸속 선정과 심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새사회연대는 이날 성명서에서 "접수마감 후 단 일주일간의 심사기간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특히 이번 인권상 추천과정에서는 매우 부적절하게도 행정안전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즉, "인권상에 대한 추천은 개인, 단체, 정부기관 등을 포함하고 있지만 관례적으로 정부기관들의 추천은 해당 부처에서 공훈을 세운 공무원이나 또는 부처의 업무추진 과정에서 공훈을 세운 개인을 추천하는 경우뿐이었다"며, "행정안전부는 이런 관례적인 추천을 철저히 무시한 채 올해 행안부의 비영리민간단체의 지원대상 단체인 북한민주화네트워크를 추천했고, 인권상 수상단체로 선정"되었다며 비판했다.

 

정부부처가 자신들의 업무와의 연관성도 없는 단체를 추천한 행위는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 실제 문제가 되고 있는 '북한민주화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는 행안부와 업무관련성은 없고 단지 올해 비영리민간단체의 지원대상일 뿐이다.

 

새사회연대는 이 같이 문제점을 지적한 뒤, "이런 비상식적이고 부적절한 추천 등이 이루어진 것은 현병철의 확고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하다"면서, 현병철 위원장이 "자신에 대한 퇴진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자 선정적으로 '북한인권'을 동원해 정권과의 코드를 맞추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 한 것"이라며 비판한 것.

 

보수언론들, '인권위' 잘했다... 현 위원장 띄우기 나서

 

동아일보는 29일자 사설을 통해 이 같은 인권위의 결정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동아일보는 "국가인권위원회가 네트워크를 올해의 '대한민국인권상' 단체부문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잘한 결정이다"며 치켜올렸다.

 

동아일보는 계속해서 "북한인권 관련 활동을 한 국내단체가 대한민국인권상을 받는 것은 처음이다"며, "대북 햇볕정책을 폈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활동을 직간접으로 방해하는 세력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10년간 북한의 참혹한 인권 실상을 국내외에 알리고 탈북자 지원 활동을 편 공적을 국가 차원에서 인정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동아일보는 인권상 수여에 반대하는 '국가인권위 제자리 찾기 공동행동'에 대해 '좌파'라고 칭하면서 이 단체가 "네트워크의 인권상 수상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적절치 않다. '공동행동' 가맹단체들은 남한 사회의 인권문제를 열성적으로 이슈화하면서 북한의 인권문제는 외면하고 있다. 북한이 민주화돼 인권의 실상이 드러나면 과연 누가 진정으로 민족을 위해 일했는지 판가름 날 것이다"며 인권위의 결정을 옹호했다.

 

인터넷 매체 '데일리NK'도 29일자 사설을 통해 '지난 10년 동안 비정상적이었던 우리 사회가 이제 비로서 다소 정상화로 가는 듯한 모습', '10년 동안 가위 눌려온 가슴의 울화통을 풀어주는데 겨우 바늘로 손가락 하나 따준듯한 느낌'이라고 표현했다.

 

한편 네트워크는 1999년 한기홍 홍진표 조혁 김영환 씨등 과거 주사파로 활동하던 사람들이 전향한 후 이 단체를 결성해 활동해 왔었다. 이들은 그동안 미국정부와 민간기구들을 통해 도움을 받아 활동해 왔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09.10.31 14:00ⓒ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인권상 #현병철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화물차는 굴러가는게 아니라 뛰어서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화물칸도 없을 수 있습니다. <신문고 뉴스> 편집장 입니다.


AD

AD

AD

인기기사

  1. 1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한 번 씻자고 몇 시간을..." 목욕탕이 사라지고 있다
  2. 2 한동훈 표정 묻자 "해가 져서...", 이어진 기자들의 탄성 한동훈 표정 묻자 "해가 져서...", 이어진 기자들의 탄성
  3. 3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천재·개혁파? 결국은 '김건희 호위무사'
  4. 4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나무 500그루 가지치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일
  5. 5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단독] 명태균 "검찰 조사 삐딱하면 여사 '공적대화' 다 풀어 끝내야지"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