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동물 가게새, 강아지, 물고기, 토끼, 햄스터... 다양한 애완동물을 판매하는 가게이다. 애완동물 사료도 함께 판매한다.
김아영
이밖에도 대형마트에서는 구경하기 힘든 잡동사니 가게, 칼가는 가게, 애완동물 가게까지 없는 것이 없다. 굳이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일상처럼 들러 눈요기 쇼핑을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아이들은 애완동물 가게의 토끼장 앞에 진을 치고 있고 아저씨들은 일상에 지친 피로를 포천천 물내음을 안주삼아 술을 마신다. 가게에 부담이 적은 저렴한 물건은 아주머니들의 양손을 무겁게 하니 온 가족 즐거운 나들이로 손색이 없다.
중간 과정이 줄어들어 저렴한 가격.
상인들이 직접 이름 걸고 하는 신뢰 거래.
사람들이 대형 마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값이 저렴하고 질이 좋기 때문이다. 그런데 포천 오일장에 한 번 온다면 대형 마트 주변의 사람들도 장에 가고 싶어질 것이다. 장이 설 때마다 오는 상인들이 정해져 있다. 심지어 장막을 세우는 위치까지 똑같아서 마치 지붕없는 대형마트처럼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질에 있어서 상인들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할 수밖에 없다. 가격도 마찬가지이다. 직거래인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더라도 상업 과정이 단순하여 가격이 저렴하다. 또 채소의 경우 푸드마일(원산지와 소비지 간의 거리)이 짧아 소비자로서 신선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시장 옆에 대형 마트가 생긴다면 시장 상인들이 아니라 소비자로서 강하게 반대할 만큼 나는 이 포천시장의 톡톡한 수혜자이다.
포천뿐만 아니라 각 지역에 시장이 많이 있다. 다른 시장의 모습들도 다르지 않다. 습관처럼 대형마트의 물건을 신뢰하고 구입하지만 여러 차레 언론에 오르내리는 대형마트의 실망스러운 모습에서 그들에 대한 신뢰가 우리의 허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먹거리와 판매자에 대한 불신이 만연하다. 불신은 최초 판매자와 최종 소비자 사이가 멀어 질수록 깊어진다. 지역마다 생활협동조합(생협) 등의 다양한 대안들을 준비하지만 대다수의 소비자들은 불신만 있을 뿐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 대안으로 지역 시장의 소비자가 될 것을 조심스레 권해 본다. 지역 판매자와 정과 신뢰를 쌓으면서 나만의 생협을 구성해 보는 것도 불신의 시대에 선택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 여겨진다. 나의 단골가게는 불신의 시대에 내가 마련한 나의 작은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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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차 새내기 교사로 오마이뉴스에 첫글을 쓴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두 아이의 엄마, 강단의 강사, 학위과정중인 연구자로 오랜만에 로그인해서 글을 씁니다. 살아온 시간 곳곳에 하고 싶은 말을 꾹꾹 담아놨어요. 천천히 끄적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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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세일기간 기다려? 나는 오일장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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