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가 차지하는 대역폭최악의 경우 오후 8시 정도의 실시간 인터넷TV 사용 피크 타임에 주문형 비디오 사용자까지 몰린다면 인터넷은 이제 재앙의 수준을 넘어 마비 상태가 될 수도 있습니다.
김인성
이를 막기 위해 주문형 비디오 서버 수를 늘리고 회선 속도를 높여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단순히 병목으로 작용하는 곳의 용량을 2배 증가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상하게 네트워크는 예상한 대로 되지 않습니다. 한 번 몰리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게 됩니다. 인간이란 존재의 예측 불가능성이 이런 이해할 수 없는 문제를 만들어냅니다. 인터넷TV는 오랜 시행착오를 거쳐야 안정화될 것입니다. 그 때까지는 아마 화면 해상도를 높여서 기본 데이터량을 2배로 늘리는 일은 꿈도 꾸지 못할 것입니다. 현재의 구성을 모두 다 뜯어 고쳐야 하니까요. 효율만 생각하고 만든 인터넷TV는 앞으로도 오랫동안 다른 방송 시스템의 품질을 따라가지 못할 것입니다.
디지털 케이블TV, 인터넷TV : 같은 목적지의 다른 경로
인터넷TV가 진화하면서 점점 디지털 케이블TV(이하 케이블TV)와 닮아 갑니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내가 보지 않더라도 우리 아파트까지 항상 방송 데이터가 흘러 옵니다. 아파트 단지 내에 주문형 비디오를 보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우리 집 인터넷이 느려집니다. 이건 마치 케이블 인터넷을 사용할 때 동네에 사용자 수가 많아지면서 인터넷이 느려지던 때와 흡사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케이블TV도 인터넷TV와 비슷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도 일부 채널을 인터넷 데이터 전송용으로 할당해서 120Mbps 초고속 인터넷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또 일부 채널을 양방향 채널로 전향하여 사용자가 요청하는 주문형 비디오를 보낼 수 있도록 하고 있고, 물리 채널 수보다 많은 방송을 확보하고 필요에 따라 동시에 보내는 채널 종류를 조정하고 있습니다.
결국 인터넷TV와 케이블TV는 같은 모습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사실 네트워크 관점에서 보더라도 두 서비스는 같은 것입니다. 둘 다 모두 방송과 데이터를 보내기 위해 국가 기간망을 쓰고 있습니다. 라우터도 같은 제품을 씁니다. 케이블은 멀티캐스트에 최적화된 설정으로 쓰고 있고 인터넷은 각각 다른 요청에 최적화된 설정으로 쓰고 있을 뿐입니다. 인터넷TV를 위해서 멀티캐스트를 추가했듯이 케이블TV는 인터넷과 양방향 방송을 위해 라우터 설정을 고치고 있습니다. 사실 전화, 인터넷, 케이블, 인터넷전화, 인터넷TV, 휴대폰 전화망, 무선 인터넷망, 이동형 무선 인터넷망은 모두 같은 것입니다.
케이블TV와 인터넷TV가 같은 것이라면 결국 차이는 마지막 사용자들을 위한 최저보장속도 뿐입니다. 케이블TV의 속도는 이미 기가급이기 때문에 인터넷 용으로 120Mbps의 대역폭을 나누어 쓸 수 있습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 방송 채널이 줄어드는 문제가 생깁니다. 멀티캐스트에 최적화되어 있기 때문에 인터넷 사용자 증가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힘들어 아직은 초고속 인터넷의 품질이 좋지는 않습니다.
케이블TV가 인터넷 서비스에 최적화되지 못하듯이 인터넷TV도 인터넷에 어울리지 않는 서비스 형태입니다. 케이블에 양방향성을 추가하는 형태로 인터넷TV 사업을 진행하고 인터넷 업체들은 방송보다는 개별 사용자들의 요청에 최적화된 형태로 발전해가면 안될까요? 역시 이런 주장은 힘을 얻기 힘들지요.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여 생존을 모색하는 업체들에게 있어 사소한 문제들은 해쳐나가야 할 대상에 불과하겠지요. 누가하든 결국 인터넷TV 형태가 되는 것을 대세로 본다면 그 과정에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하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인터넷TV는 최종 사용자 속도가 100Mbps 밖에 안되기 때문에 인터넷TV가 활성화 될수록 속도가 나빠지게 됩니다. 인터넷TV용 프리미엄 망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해서 전체 속도를 높이고 최종 사용자들도 기가급으로 업그레이드 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행이 이 일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KT와 LG파워콤이 현재 각자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위해 조단위의 돈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그러나 프리미엄 망에 대한 투자를 하게 되면서 이제 그 네트워크에 대한 소유권이 문제가 됩니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질문과 만납니다. 인터넷이란 무엇인가? 인터넷은 누구의 소유인가? 프리미엄 망은 누구를 위해 봉사해야 하는가?(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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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컴퓨터, 인터넷, 방송, 사회적 인물등이 관심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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