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목장 코스를 달린다
유지성
일본 사람들은 소식(小食)한다?지난 9월 27일 마라닉 행사가 열린 곳은 니가타의 묘코, 조신고원국립공원 일대다. 일본 친구들과 함께 도쿄에서 신간센과 전철을 타고 2시간 이상을 달려 나가노를 지나 묘코코겐 간이역에 내렸다. 그런데 주변에는 건물 몇 채 이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마치 사람이 살지 않는 외딴 황무지 같은 인상이다. 나무가 빽빽하게 가득찬 주변의 높은 산들도 이곳이 범상치 않은 곳이라는 이야기를 해주는 느낌이다. 우리는 단지 마라닉 한다고 왔는데 왠지 잘못 온 기분이 들어서 약간 후회가 되기도 했다.
얼마 후 잔뜩 긴장된 우리 앞에 승합차 한 대가 슬그머니 다가 오더니 멈추었다. 잠시 후 문이 열리며 예상치도 못한 예쁘장한 여성이 나온다. 아줌마라고 하기에는 아직 젊은 여성이 우리에게 환한 미소와 함께 뭐라고 말을 한다. 조금 전까지 긴장해 있던 친구들의 얼굴에서 안도감이 엿보인다. 누구냐고 물었더니 우리가 묵을 숙소의 주인이라고 말해 준다. 분위기가 한순간 급반전된다. 간이역에서 숙소까지 가는 승합차 안에서는 즐거운 웃음소리만 가득 넘쳐난다.
처음 행사의 집결지는 수기노사와다. 우리는 96년 역사의 타바타야 여관에서 숙박을 하고 수기노사와 마을주민들이 정성껏 준비한 환영파티를 함께했다. 역시 원조 마라닉답게 먹고 마시는 데 모든 정열을 쏟아 붇는 것 같다. 저녁 만찬과 함께 끝없이 이어지는 맥주 폭탄 세례를 받으며 니가타의 하루가 저물어간다. 누가 일본 사람들 '소식'한다고 그랬어? 순 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