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의 광장 알레르기?

세운초록띠광장이 공원이 될 뻔한 사연

등록 2009.10.20 16:13수정 2009.10.20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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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의 사용 제한과 통제로 광장을 사유화한다는 비판을 받고있는 서울시가 이번에는 세운상가 앞에 조성한 광장을 공원으로 지칭하여 사용을 제한하려다 무산되어 비판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9월 24일 서울시의회에 '서울특별시 세운초록띠공원의 사용 및 관리에 관한 조례안'을 제출했다. 이 조례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핵심사업중 하나인 도심관광명소화 사업의 일환으로 종묘와 남산을 잇는 세운녹지축을 조성한다는 계획하에 세운상가를 철거한 지역에 조성한 광장의 관리 및 사용에 관한 내용을 규정한 조례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 광장을 공원으로 이름 붙여 관리하는 조례를 만들어 시의회에 상정한 것이다. 실제 이 광장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거 광장으로 결정된 도시계획시설이다. 법률에서 다루는 '공원'이란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 도시공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의해 광장과 명확히 구분되는 개념이다.

 

따라서 서울시가 조례를 만들려면 공원이 아닌 광장이라는 이름으로 조례를 만들어야 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를 무시하고 '광장'으로 도시계획허가된 시설을 '공원'으로 이름붙여 조례를 만들려고 한 것이다. 

 

실제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는 심사를 통해 조례의 명칭부터 조문까지 모두 광장으로 수정해서 본회의에 상정하였다. 서울시가 법 적용을 무리하게 했다가 명칭부터 수정당하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그렇다면 서울시는 왜 광장을 공원으로 바꿔서 조례를 상정했을까? 이와 관련해서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그동안 서울광장과 광화문 광장을 '시민의 건전한 여가선용'과 '문화활동'이라는 명목으로 광장을 통제하고 광장을 사유화하고 있다는 비판을 비켜가려 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실제 '세운초록띠광장'과 관련된 조례는 광장조례개정 주민발의 운동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광장조례와 광장개장이후 첫날 기자회견마저 연행해가고 1인시위마저 연행할만큼 통제가 심한 '서울광장조례'와 '광화문 광장 조례' 조례의 목적, 정의, 관리, 사용허가, 허가사항 변경, 사용허가의 취소·정지 등이 거의 유사하다.  

 

결국 서울시가 서울광장 및 광화문 광장의 사용을 독점하고 시민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통제한다는 비판을 피해가기 위해 '광장'을 '공원'으로 명칭만 바꿔서 조례를 상정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민주노동당 이수정 서울시의원은 논평을 통해 '광장을 공원으로 이름만 바꾸는 꼼수밖에 생각해내지 못하는 상상력에 측은한 마음이 든다'며 '이름가지고 장난칠 시간있으면 광장을 자신의 정원처럼 쓸 시간에 서울시민들에게 어떻게 돌려줄 것인지 생각이나 하라'며 강하게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판했다.

 

이 조례는 최종적으로 오늘(20일) 열린 서울시의회 218회 임시회 마지막날 본회의에서 명칭 및 본문의 공원을 모두 광장으로 변경하여 찬성 58, 반대1, 기권 4명으로 통과되었다.

덧붙이는 글 | 홍기돈 기자는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의정지원부장입니다. 

2009.10.20 16:13ⓒ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홍기돈 기자는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의정지원부장입니다. 
#광장 #민주노동당 #이수정 #서울시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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