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장관 방문, 현대중 노조 선거 개입 논란

정병모 후보측 "명백한 선거 개입"... 민주당도 의혹 제기

등록 2009.10.20 16:24수정 2009.10.20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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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23일 있을 현대중공업노조 18대 임원선거가 현 위원장인 오종쇄 후보와 '교섭권위임반대 양심세력 통합후보' 정병모 후보의 2파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정부가 현대중공업에 준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 시상식에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참석하면서 선거법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반 민주노총 행보를 하는 오종쇄 후보를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것인데, 정병모 후보측이 19일 현대중공업을 방문한 임태희 장관에게 "명백한 불법 선거개입"이라고 항의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다 그동안 노동 문제에 다소 유연하던 민주당 울산시당이 20일 "노조위원장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10월 19일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현대중공업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 시상식에 참석하자 오종쇄 위원장과 노조위원장 선거 2파전을 치르는 정병모 후보측이 항의하고 있다.
10월 19일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현대중공업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 시상식에 참석하자 오종쇄 위원장과 노조위원장 선거 2파전을 치르는 정병모 후보측이 항의하고 있다. 울산노동뉴스
10월 19일 임태희 노동부 장관이 현대중공업 노사문화대상 대통령상 시상식에 참석하자 오종쇄 위원장과 노조위원장 선거 2파전을 치르는 정병모 후보측이 항의하고 있다. ⓒ 울산노동뉴스

현대중공업은 노동부와 노사발전재단이 주관하는 노사문화대상 심사에서 올해 우리나라 기업 중 노사문화가 가장 우수한 기업으로 선정돼 대통령상을 받게 됐고 노조위원장 선거를 4일 앞둔 19일 임 장관이 직접 시상을 하러 울산 현대중공업에 온 것.

 

현대중공업 내 체육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임태희 장관은 "우리나라의 노동운동도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며 "다른 기업들도 현대중공업이 보여준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본받아 국가 발전을 위해 노사가 상호 협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종쇄 위원장은 "우리 노사는 현대중공업이라는 단일 기업을 넘어 모든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앞으로도 대통령상 수상기업 답게 노사가 더욱 화합하고 협력하며 모범을 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시상식에 앞서 임태희 장관과 회사측 간부, 오종쇄 노조위원장 등은 지난 1990년 현중 노조가 고공 투쟁을 벌여 우리나라 노동운동의 상징이 된 현대중공업 골리앗크레인에 올라가 '화합의 골리앗' 현판식을 하기도 했다.

 

1987년 노동자 대투쟁 후 국내 최고 강성 노조로 불리던 현대중공업 노조는 지난 2004년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주장하며 분신 자살한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박일수씨 사태 해결 과정에서 "잇단 반노동자적 행위를 했다"는 이유로 민주노총에서 제명됐다.

 

노동자 대투쟁 때 현대중공업노조의 핵심이었던 오종쇄 위원장은 해고된 후 15년만인 지난 2003년 복직, 2007년 17대 노조위원장에 당선됐고 올해 임단협을 두고 회사에 교섭권을 위임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15년째 무분규사업장이 됐다.

 

특히 오종쇄 위원장은 7월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노사상생문화포럼 토론회에서 "노조는 자주성이 생명이므로 노조전임자 임금을 노조가 충당해야 한다"고 밝혀 현재 노동계의 주장과 반대 입장을 내기도 했다. 

 

정병모 후보측은 19일 시상식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노사문화대상 시상식은 교섭권을 위임해 자본의 곳간을 채워준 오종쇄 후보를 당선지키기 위해 노동부와 회사가 지원하는 명백한 선거 개입"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정병모 후보측은 현중 선관위와 노동부장관측에 노사문화대상 시상식을 늦춰달라고 주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울산민주당 "노조위원장 선거에 개입"

 

민주당 울산시당(위원장 임동호)은 20일 성명을 내고 현대중공업노조 임원 선거에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울산민주당은 "임태희 장관이 현대중공업 골리앗에 올라가 소위 화합의 골리앗이라고 명명하고 사진 찍고 현대중공업에 대통령상 노사문화대상을 수여했다"며 "임 장관은 노동법의 복수노조 허용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유예조항을 원칙대로 내년부터 시행하겠다고 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현대건설 출신의 이명박 대통령이 집권 한나라당 대표가 소유주인 현대중공업에 상을 줬다"며 "그것도 현중 노조위원장 선거가 진행 중인 현장에 노동부장관이 내려와 시상식도 하고 골리앗에 올라가 쇼를 하는 모양이 참으로 개탄스럽다"고 밝혔다.

 

특히 울산민주당은 "대통령, 한나라당, 노동부 장관, 현대중공업 사측이 힘과 마음을 모아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선거에 개입하는 꼴불견을 연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노조전임자 임금은 세계 어느 나라도 법으로 금지하지 않고, 집권세력 내부에서도 제대로 교통정리가 되지 않았다"며 "이런데도 노동부장관이 국정감사 기간임에도 울산까지 몸소 내려와 일방적 강행 의사를 밝힌 것은 과연 국민통합, 사회통합 의지가 있기는 한 것인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밝혔다.

2009.10.20 16:24ⓒ 2009 OhmyNews
#현대중공업노조 #노동부장관 #임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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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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