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할머니네 깻잎장아찌.
안소민
옛말에 그 집의 음식 맛을 알고 싶으면 장 맛을 보라고 했다. 아니, 입맛은 물론이고 그 집이 어떤 집인가를 알고 싶으면 장 맛을 보라고 했다. 예전에는 이해할 수 없었던 그 말이 이제야 조금씩 이해된다. 장은 모든 음식의 기본이었다. 그리고 가족의 지혜와 연륜, 정성, 개성, 전통이 모두 집약된 결과물이었던 것이다.
장독대가 있는 집에 장아찌가 빠질 수 없다. 먹을 게 부족하던 시절, 입 식구는 많은데 반찬이 부족했던 그 시절 장아찌는 아주 고마운 음식이었다. 지금도 맛있어서, 그 시절이 그리워 장아찌를 찾는 자녀들을 위해 박 할머니는 장아찌를 담근다.
"장아찌는 만드는 방법이 다 비슷비슷해. 요령만 알면 나머지는 응용해서 다 만들 수 있어. 가장 많이 만들어 먹었던 게 무장아찌, 마늘장아찌, 깻잎장아찌, 고추장아찌. 수도 없이 많았지."박 할머니의 장아찌 담그는 법은 다른 집과 크게 다르지않다. 우선 마늘장아찌 만드는 법. 물과 식초, 설탕을 넣어서 마늘을 담근다. 2~3일 담근 후, 마늘 독성을 없애기 위해 마늘을 재웠던 그 물을 버린다. 그리고 거기에 간장을 붓는다. 그리고 다시 3~4일 후, 마늘을 걸러낸 그 간장을 한소끔 끓인 뒤 식혀서 마늘을 넣어서 재운다. 고추장아찌, 깻잎장아찌, 오이장아찌, 무장아찌 등도 약간의 응용을 통해 만들 수 있다.
간장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방법을 쓰면 되고 그냥 식초만으로 만든 마늘장아찌를 원한다면 물과 식초, 설탕을 넣어서 마늘에 재우면 된다. 박 할머니는 마늘 독성이 나쁘다하여 마늘 재운 물을 꼭 따라버렸는데 얼마 전 텔레비전에서 한 요리전문가가 굳이 버릴 필요없다고 설명하는 것을 들었단다. 설탕이 이미 마늘의 독을 해독해주기 때문에 굳이 버릴 필요가 없다는 설명을 듣고 요즘은 그 방법으로 시도해보고 있다고 했다.
젊은요리사의 설명에 요리법 과감히 수정하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