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등검찰청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서울고검 등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경청하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유성호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물러서지 않았다. 박영선 의원은 "국민권익위의 수사 의뢰는 판검사 출신이 포함된 전문위원 9명이 만장일치로 효성의 자금흐름에 문제가 있다고 결론을 내릴 정도로 구체적인 내용"이라며 "검찰이 수사자료를 공개하지 못하겠다는 것 자체가 비겁하고 떳떳하지 못한 태도"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본 질의가 시작되자 박 의원은 검찰이 작성한 범죄첩보보고서를 보여주며 "임채진 전 검찰총장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효성 비자금 계좌추적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올해 들어서는 해외에서 조성된 비자금은 추적이 어렵다고 해명했다"며 "BBK사건 때와 박연차 게이트 수사 때는 해외계좌를 100% 추적해 놓고 이번에는 왜 하지 않느냐"고 추궁했다.
검찰이 '첩보의 구체성이 떨어져 수사에 착수할 수 없다'고 해명한 것에 대해서도 "캐피탈월드리미티드가 5000만 달러를 차입해서 어떻게 자기주식을 취득하고 비자금을 조성했는지 나와 있는데 이게 구체성이 떨어지는 정보냐"고 반문했다.
이어 "검찰이 수사에 손을 놓고 있는 이유가 국민들이 보기에 너무 답답하고 대통령 사돈 집안이기 때문에 그렇다는 의혹을 충분히 가질 수 있다"며 "효성 비자금 사건이 2007년 대선자금과 관련돼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 이 의혹을 벗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철처하게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의원은 "경찰특수사대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막내 동생인 주관엽씨에 대해서 정말 열심히 수사했다"며 "그런데 검찰은 인터폴 수배만 해놓고 아무것도 안했다, 경찰보다 못한 검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노환균 서울중앙지검장은 "공소시효 문제도 있고 수사 자료에 대해 말씀 드리기에 적정하지 않은 부분도 있다"며 "첩보라는 것이 성격이 다양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할 수 있는 수사는 모두 했다,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수사를 소홀하게 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반면 한나라당 의원들은 민주당의 수사자료 제출 요구에 제동을 걸었다. 이주영 한나라당 의원은 "국정감사나 국정조사를 하면서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진행 중인 재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에 대한 자료 제출은 안된다"며 "법에서 정한 한계가 있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선호(민주당) 법사위원장은 "이미 수사를 종결한 사건의 자료 공개를 거부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며 "자료 열람에 대해 여야 간사간 협의를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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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 비자금 수사, 네티즌·경찰보다 못한 검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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