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 진상역, 하루에 10번 기차가 이곳 간이역에서 멈춘다.
조찬현
가을이 되면 우리는 어디론가 문득 떠나고 싶어진다. 그래서 찾아간 곳이 전남 광양의 진상역이다. 역사의 간판을 보고 들어서니 생뚱맞게도 식당이다. 한참을 두리번대다 열차 타는 곳의 출구를 찾았다. 비좁은 통로 벽에는 열차 시간표와 여객운임표가 붙어 있다.
광양 진상역은 1968년 보통역으로 영업을 시작했으나 현재는 역무원이 없는 무인역이 되었다.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하동군과 인접해 있어 옛날에는 하동 사람들이 훨씬 많이 이용했다고 한다.
가을에 떠나요! 간이역으로...그러나 지금은 매표소도 없고 역무원도 없다. 표는 열차에 승차한 뒤 구입할 수 있다고 이곳에서 만난 광양역의 이신기 역장(54)이 귀띔한다. 이용객이 없어 늘 한산하기만 했던 진상역이 때 아닌 어린이 방문객들로 북적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