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달 병무청장이 9일 오전 국회 국방위 국정감사에서 군 가산점제도에 대한 질의를 받고 있다.
남소연
이에 대해 박종달 병무청장은 "당시 위헌판결에서 과도하게 했다는 표현에 유념하고 있다"며 "미국과 같은 경우도 진행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위헌적인 요소만 수정하면 받아들여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박 청장은 이어 "현재 여성부에서는 반대의견을 내고 있고 법제처는 유보적인 상태다"면서 "여성분들도 자신의 아들, 남편이 사회에 기반을 잡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대승적으로 봐달라"고 말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병역면탈 범죄의 경우 군 복무기간을 1.5배에서 최대 2배로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병무청장의 답변에 대해서도 비판이 있었다.
유승민 한나라당 의원은 "군 복무는 헌법이 규정한 국민의 의무"라며 "군 복무 비리를 저지른 사람을 감옥에 안 보내고 군대에 더 있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유 의원은 "군 복무를 처벌, 징벌의 수단으로 쓰는 것이 국가가 할 일인가"라며 "병역비리를 저지른 사람은 형사처벌을 받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징병 전담 의사 근무 실태에 대한 유승민 의원의 자료 요청에 대해 병무청이 병무청장 명의의 공문을 각 지방 병무청에 내려 보내 출석체크를 하는 등 졸속 단속한 사실이 드러나 한때 국감이 정회되는 해프닝도 있었다.
유 의원이 병무청에 징병 전담 의사에 대한 자료를 요청하자 병무청에서는 '국회 유승민 의원실에서 징병 전담 의원 복무 실태를 파악하려고 하니 출근부를 비치해 징병 전담 의사의 출근 상황을 보고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체 지방청으로 내려보낸 것이다.
유 의원이 병무청의 공문을 증거로 제시하며 추궁하자, 국방위 김학송 위원장은 "국감을 하는 데 있어서 해당 기관은 국정 전반에 걸쳐 제도 개선과 대안을 내놓아야지 의원의 이름을 공문에 넣어서 내려보내다니 정신 나간 것이 아니냐"고 질타하고 10분간의 정회를 선언했다.
오후 4시 10분 국정감사가 속개되자 이진삼 자유선진당 의원은 박종달 병무청장을 앞으로 불러내 공식사과를 요구했고, 박 청장은 "이번 사태가 발생한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고 책임을 많이 느낀다"며 "앞으로 철저한 단속을 시켜서 재발이 없도록 노력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1신 : 9일 10시 55분] 국방부 "군필자 가산점 2.5% 부여하겠다"병무청이 9일 군필자에게 정부기관 신규 임용 때 2.5%의 가산점을 부여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해 향후 격렬한 찬반논란이 예상된다.
군 가산점제도는 지난 1999년 헌법재판소가 '남녀 불평등' 제도라며 위헌 판결을 내려 폐지되었다.
박종달 병무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병역면탈 범죄 방지대책'을 발표, "병역의무 이행자에 대한 우대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병무청은 "군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부여하기 위해 병역의무 이행자에 대한 우대방안을 검토하게 됐다"며 "이 제도가 추진될 경우 정부기관 공사, 단체 등 신규 임용시 군 가산점 2.5%가 부여되고 도로통행료, 국립공원 입장료, 철도료 등 공공시설 이용료도 할인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군필자가 채용 시험을 치를 때 만점의 3%나 5%를 가산점으로 주는 것을 골자로 했던 가산점제는 1961년 '군사원호대상자고용법'에 포함된 상이군인 의무 고용 할당제를 그 뿌리로 하고 있다. 37년간 운영되던 이 제도는 1998년 10월 여대생과 장애인 등 6명이 헌법소원을 내 이듬해 12월 위헌 결정을 받으며 폐지됐다.
이후 국방부와 병무청, 예비역 보수단체 등이 여러 차례 가산점제 부활을 추진해 왔으나 그때마다 여성부와 여성계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좌절되었다.
최근 국회 국방위는 한나라당 김성회 의원이 지난해 6월 군복무를 마친 사람이 국가나 기업, 민간기관의 취업시험 때 과목별 득점의 2% 범위 안에서 가산점을 받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아 대표 발의한 '병역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심의, 병역의무 이행자 본인 득점의 2.5% 범위 내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되 가산점으로 합격한 사람이 전체의 20%를 넘지 않도록 하는 대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가산점제의 부활은 이번에도 거센 반대여론에 부딪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