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의 위치한 '연구공간 수유+너머'. 이 곳에 수유너머 남산과 수유너머 R이 자리를 잡고 있다.
조은별
행동하는 양심이고 싶다. 그러자면 '깨어있는' 시민이어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 고민해보지만, 삶에 매몰되어 흘러가다 보면 어느새 아득해지는 다짐이 있다. '공부를 하고 싶지만, 어디에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갈 곳 잃은 열정이 있다면, '생활밀착형' 공부가 가능한 곳, '수유+너머'를 넌지시 권해본다.
'수유 연구소'의 고전 평론가 고미숙, '서사연(서울사회과학연구소)'의 이진경, 고병권 등이 의기투합해 '연구공간 수유+너머'를 만든 지도 벌써 10여 년이 지났다. 수유+너머는 공부와 삶의 일치를 표방하는 '코뮨'으로 출발했다. 이곳에선 다양한 전공분야의 연구원들이 공부와 삶을 공유하고, 고전, 철학, 자연과학을 넘나드는 분야의 강좌를 열고 세미나를 함께 한다. 각종 매체에 글을 기고하거나, 무료 강의를 열고 책을 내는 것도 주요 활동이다.
하지만 거기에서 그친다면 공부와 하나 되는 삶을 논할 수 없을 것. 같이 밥도 지어먹고, 등산도 가고, 국토 대장정을 하는 등 사람들 간 관계를 맺고 생활을 함께하는 일도 중요하다.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역할을 찾을 수 있는 곳, 나이도 학벌도 중요치 않은 '공동체'이고자 했던 수유+너머는 최근 '코뮨들의 네트워크'라는 새 이름표를 달았다. 비대해진 조직을 잘게 나누고, 새로운 공간으로 이동해 내외적으로 사람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는 '분리 실험'이 한창이다.
'분리 실험' 통해 대중 곁으로 더 가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