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산성 북문터
이승철
"어머나! 저 성벽 좀 보세요? 자연석으로 쌓은 멋진 성이네요?"금성산에 오르자 첫 번째로 마주친 것이 자연석으로 쌓아 올린 성벽이었다. 이 성벽은 다른 성벽처럼 돌을 다듬어 쌓은 모습이 아니라, 자연석을 그대로 쌓아 올렸는데 매우 정교하게 쌓은 모습이 특이했다.
그러나 위로 오르자 성벽의 모습도 달라졌다. 금성산성 북문터였다. 성터에 올라서자 주변 풍경이 시원하다. 성문이 있던 자리여서 제법 넓은 공터에 내려앉은 가을 햇살이 따사롭다. 이 성은 삼국시대에 처음 축조되었으며 1409년에 개축하였다.
임진왜란 후 1610년(광해군 2년)에 파괴된 성곽을 개수했는데 외성은 6486미터, 내성은 859미터로 돌로 쌓은 석성이다. 성안에는 곡식 1만6천 섬을 저장할 수 있는 군량미 창고가 있었고, 객사와 보국사 등 10여 동의 관아와 군사 시설이 있었으나 동학농민운동 때 건물들이 모두 불타 없어졌다.
"내가 강천산을 거쳐 이렇게 멋진 금성산성에 오르다니, 아! 나는 행복해!"전에는 사이클 동호회 회원이었다가 사고로 크게 부상을 당한 후 등산을 시작했다는 여성이 탄성을 지른다. 그녀는 3년 전부터 이 강천산에 오르고 싶었는데 정말 감개무량하다며 눈물까지 글썽이는 것이었다.
금성산성을 둘러보고 하산길로 나섰다. 광덕산까지 둘러 가기에는 시간이 너무 촉박했기 때문이다. 골짜기 한 쪽 귀퉁이를 가로막은 농사용 저수지 둑으로 내려가는 길은 급경사길이었다. 다행히 급한 내리막길에 기다란 철제 사다리가 설치되어 있었다.
사이클 동호회원이었던 여성등산객. 강천산에 올라 감동 먹다그러나 경사가 너무 급하고 비좁은 사다리는 발판에 구멍이 숭숭 뚫린 것이어서 밑을 내려다보며 조심조심 내려가는 길이 오금이 저린다. 더구나 고소공포증이 약간 있는 일행 한 사람은 내리막길인데도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쩔쩔매는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