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호흡에서 바라볼 때, 정보공개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루는 데 매우 중요한 수단이 될 수밖에 없다."
김장환
- 정보공개센터의 설립 취지와 임무는 무엇인가.
"정보공개센터를 수식하는 문구가 '투명사회를 위한'이다. 말 그대로 투명사회를 만드는 게 우리 센터를 설립한 목적이다. 좀 더 장기적으로 보면 '쌍방향 민주주의 실현' 이렇게 한 문장으로 압축해서 말하고 싶다."
- 구체적으로 어떠한 사람들이 모여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설명해 달라."우리나라 기록관리의 일부분이 정보공개라 할 수 있는데, 기록관리의 초석을 다진 민간 기관이 '한국국가기록연구원(이하 연구원)'이라는 곳이다. 연구원은 주로 연구·교육·대외협력 등의 기능을 수행하는데, 그중 일반 시민과 직접적인 소통을 하는 대외협력 기능을 확대하고자 정보공개센터를 설립했다. 그리고 정보공개센터의 기능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별도의 독립법인으로 설립하고, 정보공개 전문가이자 시민단체에서 잔뼈가 굵은 전진한 선생에게 사무국장을 맡겼다.
의사결정은 주로 이사회를 중심으로, 정책집행은 소장 이하 사무국에서 수행하고 있다. 기록관리 학계에 있는 학자와 학생, 언론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기자와 PD, 그리고 변호사와 같은 법조계 인사들, 그리고 일반 시민이 이사진을 구성하고 있어 각계각층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했다."
- 기록관리 역시 일반에게는 생소하다. 기록관리와 정보공개는 어떠한 관계인가."쉽게 설명하자면, 기록관리가 원인이고 정보공개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즉 업무의 결과인 기록을 잘 생산하고 제대로 보존하고 있어야만, 그에 대한 결과인 기록을 시민이 잘 이용하고 부당한 권력행사를 견제할 수도 있다. 기록관리가 전제되지 않으면 정보공개도 있을 수 없다."
- 지난 1년간 정보공개센터의 활동 영역과 그에 대한 성과는 어떠한가."우선 알 권리와 관련된 제도적인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모니터링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전 세계적으로도 정보공개 단체들이 많이 활동하고 있는데, 정보공개의 가장 큰 걸림돌은 무분별한 비공개라는 점을 공통적으로 지적한다. 물론 비공개해야 할 기록은 엄격한 기준 하에 비공개해야 한다. 그러나 공무원들이 무분별하게 정보를 비공개함으로써 국민의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은 용인될 수 없는 큰 문제다. 이를 다방면으로 압박하고 공공기관과 소통함으로써 최대한 공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교육 활동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정보공개가 결코 어려운 게 아님에도 일반 시민들은 그 존재 자체도 모를뿐더러 알더라도 막연히 어렵게 생각한다. 그래서 정보공개 대상자를 세분화하여 일반 시민과 전문직 종사자인 기자를 대상으로 교육 활동을 벌이고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정보공개를 일반 국민들이 쉽게 할 수 있도록 책도 출간할 예정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성과는 국민과 센터에서 정보 공개한 소중한 기록들을 아카이빙했다는 점이다. 이는 향후 우리 정보공개센터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에게도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 문제점이나 한계점도 분명 존재할 것 같다."의욕적으로 이것저것 추진하다 보니 일을 벌여만 놓은 감도 있다. 이제는 조직을 좀더 추슬러야 할 시기이다. 무엇보다 재정적으로 안정을 꾀해야 한다. 우리나라 NGO가 다 그렇지만, 해야 할 일은 산더미 같은데 인력이 모자라 뜻한 바를 다 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 전문적이면서도 집중적으로 사업을 진행해야 할 시기라 생각한다."
우리나라 시민단체 대부분이 취약한 재정구조로 고생을 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정보공개센터의 경우, 국가로부터의 재정적 지원 없이 설립 당시 연구원으로부터 받은 씨앗자금을 토대로 350명이 넘는 회원이 자발적으로 내는 회비로 재정문제를 모두 해결하고 있었다. 이처럼 적극적인 회원을 기반으로 향후 정보공개센터의 방향을 어떻게 설계하고 있는지 물었다.
중앙에서 지역으로 정보공개운동 확산- 향후 정보공개센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무엇인가."1주년을 맞이해서 지금까지 해왔던 사업들을 지속적으로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완숙하게 진행할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는 전문성을 확보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지방선거나 국회의원 선거 등이 있다고 가정하면, 각 후보들이 했던 일을 정보공개를 통해 시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이다. 즉 이슈별, 주제별로 특화를 해서 정보공개 운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또 하나의 방향은 지역적으로 정보공개운동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다. 물론 인터넷이 지역 간 경계의 벽을 허물고 있지만, 현재까지 우리가 추진한 정보공개 운동을 검토해 보면 여전히 수도권 중심, 또는 전국구 포괄적인 이슈가 대부분이었다. 앞으로는 지역 중심으로 필요한 정보공개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도록 지역 거점을 마련하는 작업이 병행되어야 한다."
- 마지막으로 회원 및 일반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보통 선거권이 너무나 당연히 주어진 권리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오랜 기간 수많은 민중이 땀과 희생의 결과로 만들어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권을 행사하지 않아서 문제가 되고 있다.
정보공개 역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어 있고 그것을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행사하지 않으면 원래의 취지를 살려나가기 힘들다. 그럴 경우 서두에 말했던 쌍방향 민주주의나 직접 민주주의 실현은 요원할 것이라 생각한다.
아직은 정보공개라는 게 우리 사회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그것을 알림과 동시에 적극적으로 국민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서 우리 사회가 말 그대로 투명한 사회가 되고, 그 결과 실질적 민주주의가 정착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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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한 사회 만들기 위해서는 정보공개가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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