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현된 명옥헌. 죽향문화체험마을을 찾은 가족이 이른바 '이승기연못'을 따라 걷고 있다.
이돈삼
면앙정은 연못 위로 난 나무데크와 어우러져 운치를 더해준다. 가을색으로 물들고 있는 나뭇잎과 잔디가 가을의 분위기를 선사한다. 송강정에선 임금을 향한 송강 정철의 애틋한 마음이 묻어난다. 은쟁반에 옥구슬이 굴러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명옥헌 앞에 서니 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지난 봄에 방송됐던 '1박2일'이 떠올라서다. 이 명옥헌 앞 연못은 이른바 '이승기연못'으로 이름 붙은 곳. 그 프로그램에서 강호동과 이승기, 이수근 등 출연자들은 가위바위보를 해서 지는 사람이 연못 위에 있는 대나무 지팡이를 가져오는 게임을 진행했고, 여기에 이승기가 걸려들었다.
추운 날씨 탓에 연못은 얼어 있었다. 하지만 이승기는 겁 없이 연못에 뛰어 들었고, 얼음이 깨지면서 허우적거려 폭소를 자아냈다. 이 장면이 시청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이승기가 빠졌던 연못'이 깊은 인상을 남겼었다. 그날 이후 담양을 찾는 이들은 이 연못을 찾았고, 이날도 보는 이마다 그 장면을 떠올렸다.
시비도 군데군데 서 있다. 면앙 송순의 면앙정가,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 미암 유희춘의 헌금가, 하서 김인후의 소정빈란, 서은 전신민의 독수정 원운, 제봉 고경명의 어주도, 석천 임억령의 추성우제, 서하당 김성원의 열구름, 박동실의 안중근 열사가 등이 시비에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