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화학적 거세' 도입, 더 큰 문제 일으킬 수도"

등록 2009.10.06 11:28수정 2009.10.06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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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평론가 진중권씨가 나영이 사건을 접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국민의 분노를 충분히 이해한다"며" 만일 내가 피해자 부모였다면 죽이고 싶은 마음이 들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진씨는 신상진 한나라당 의원 등 정치권 일각에서 도입을 검도 중인 '화학적 거세' 에 대해 "발상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것은 일종의 신체형으로서 근대 법 관념과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진씨는 "말이 쉽지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 한번 주사를 놓기 시작하면 신체 여성화가 진행된다고 한다. 도중에 중단하면 남성 호르몬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더 위험해질 수 있다고 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화학적 거세에 반대하는 것이 마치 성범죄자를 옹호하는 것이라는 이런 단순 논리가 너무 쉽게 횡행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해외일부국가에서 도입하고 있는 자발적 화학적 거세 방법론에 대해서도 "범인의 합의하에 화학적 거세가 과연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 검증됐는지 모르겠다"며 "스스로 성욕을 억제할 수 없어 범죄를 저질렀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 아닌가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시사프로에 출연한 진중권씨는 특히 최근 이 대통령의 계속된 나영이 사건 언급에 대해 "포퓰리즘의 전형이라고 본다. 손쉽게 지지를 얻으려는 계산"이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지금 대중이 완전히 공분한 상태인데 여기에서 범인을 향해서 극단적인 언사를 늘어놓음으로써 쉽게 인기를 얻는 그런 구조 아닌가?"라며 "일어난 범죄를 처벌하는 건 사법부에게 맡기고 일어나지 않은 범죄를 예방하는 조치에 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고 충고했다.


언론의 보도 태도와 관련해선 "지금 언론은 KBS보도에 반응하는 게 아니라 KBS 보도에 반응하는 국민에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인권을 무시하는 놈의 인권을 우리도 무시하자 이럴 경우에는 범인과 사회가 같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것"이라고 냉정한 보도를 당부했다.
#아동 성폭행 #화학적 거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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