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에 지진이 났었다구?

감지되지 않는 지진쯤 무심해질 필요가....

등록 2009.10.03 10:44수정 2009.10.03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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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의 남미 여행을 마치고 볼리비아에서 페루 제2도시 아레끼빠로 9월 말에 들어와 세계편을 검색하는데 페루 강진, 또는 지진이라는 국내발 기사가 들어온다. 지진이라면 몇배는 민감한 이곳 언론, 길거리 어느 신문에서도 그런 기사를 내 보내지 않았는데…. 아마 신문이란 하루 단위로 소식이 늦게 나와서 현지언론은 조용한가 보다 하고 넘어갔다.

 

하지만 이후 어디를 봐도 그 기사는 안 보인다. 라디오에서도 지진에 관계된 언급이없다.

 

리마에 들어와 한국보다 더 14시간 늦게 하루를 맞는데 안부 메일이 들어왔다. 한국에서 보내온 지인의 메일내용인즉 보도를 접했는데 내가 있는 지역은 지진피해가 없냐는 것이다. 그래서 현지분들에게 물어보았다. 2-3일전에 지진이 있었느냐고?

 

물론 지진이란 항용 있을 수 있고 사람들이 감지하지 못하는 것도 많다고 하지만 한국같은 해외방송에서 떠들어댈 정도면 적어도 이곳 언론과 일반인들이 감지할 정도의 지진이랴야 할 성 싶어서였다. 모두 금시초문이라고 한다.

 

아마도 우리 언론이 더 이곳 먼 페루의 지진을 더 걱정해준 거 같다. 한국언론에서 거론 되는 시점에 잠깐 언급이 있었을지 모르지만 적어도 현지 페루 수도 리마에서 접하는 방송과 신문에서도 단 한줄의 언급이 없었다.

 

그러고 보니 기사 언급하는 내용들도 다소 의아하다. 페루 지진이라 해놓고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를 거론하지 않는가. 

 

보도 = 라파즈에서 북서쪽으로-어느 언론은 북동쪽-162km 떨어진 지하 258km = 사실 이 정도 거리면 볼리비아 영으로 봐야하는데 왜 굳이 페루가 언급이 되었는지 의아하다.

볼리비아 라 파스 현지인들에게 확인해보지 않았지만 여기서도 별반 이슈거리가 안 된 거 같다.

보도 = 리히터 규모 6.3의 강진이 페루 남동 지역에서 발생했다고 미국지질조사국이 밝혔습니다.

그러다 규모는 낮춰져 5.9의 지진이라고 정정이 되었다.

보도=아직 인명피해에 대한 보고는 접수되지 않았다.

그러다 라파즈나 페루 수도 리마에서는 진동이 거의 감지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 페루는 2년 전 8월 15일경에 발생한 리마 남쪽 이까, 삐스코지역 지진으로 500여 명이나 대 사상자를 발생한 아픈 기억이 있다.

 

지진이 있었느냐는 내 질문에 현지 어떤 세뇨라는 역시 똑 같은 2년전 강진 이후 아직까지 지진이 없었다고 단언한다. 감지되지 않는 지진도 분명히 지진이겠지만 그런거는 무시해도 될 사항같다.

 

지진 이야기가 나와 전에 삐스코 해표섬-일명 가난한 여행자를 위한 갈라파고스-을 방문한 후 그 역사의 현장인 광장에서 현지 가이드인 젊은 친구와 같이 사진촬영을 한 것이 정리 중에 나온다. 지금이야 그런 일이 있었나 싶었겠지만 당시 광장에 널브러진 시신들을 뒤지며 자신의 친구들을 찾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그는 잠시 뜸을 주어 말했었다.

 

보이는 교회식 건물은 그곳 관청이고(군청소재지) 옆의 가건물이 아직 복원되지 않은 무너진 성당자리라고 한다.

 

하필 그런 때 성직자가 소집을 명해 신자들 300여 명 전원이 몰살하고 담당목회자의 아이만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일화가 있는 곳이다. 카톨릭인데 아이가 왜 있었냐는 질문은 라틴만의 특수한 성직현장이라고 여기고 넘어가자. 결국 자신의 아이만 살려내고 그 성직자는 거기에 참석한 모든 신자들을 자신을 포함해서 일찍 하늘나라로 인도한 셈이다. 근동 전체 사망자의 절반이상을 그 성당에서 기록배출을 하였으니 말이다. 생과 사의 영역은 신에게 속한 것이라 살아남은 사람들이 왈가왈부할 주제는 아니지만 페루사회에서나 이방인들의 입에 두고두고 오르내릴 내용이었다. 

 

 

3차로 라틴에 들어와 체류하는 동안 아직은 단 한건의 지진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 고요함이 언제까지 갈 지 모르지만 감지되지 않는 지진은 환영해도 간혹 느꼈듯이 아파트가 쿵 뒤척이는 지진을 부러 체험하고 싶지 않은 솔직한 심정이다.

 

페루, 평온하기만 하다. 아직까지는~

a  < 페루 삐스코 관청>

< 페루 삐스코 관청> ⓒ 박종호

< 페루 삐스코 관청> ⓒ 박종호

a  <기존에 관청보다 더 컸을 법한 대성당은 보이지 않고 이제 초라하게 대비되는 간이막사로 지진의 기억을 여실히 간직한 채 과거의 터만 자리잡고 있다>

<기존에 관청보다 더 컸을 법한 대성당은 보이지 않고 이제 초라하게 대비되는 간이막사로 지진의 기억을 여실히 간직한 채 과거의 터만 자리잡고 있다> ⓒ 박우물

<기존에 관청보다 더 컸을 법한 대성당은 보이지 않고 이제 초라하게 대비되는 간이막사로 지진의 기억을 여실히 간직한 채 과거의 터만 자리잡고 있다> ⓒ 박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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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개인 카페와 블로그

2009.10.03 10:44ⓒ 2009 OhmyNews
덧붙이는 글 개인 카페와 블로그
#페루 지진 #페루 삐스코 #페루 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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