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 산간도로 견공
박종호
"Pozo Park(박우물), 당신은 한국사람이니까 개고기 좋아하지?"
"노, 난 개고기 싫어해. 나 군대 있을 때 독일산 세퍼드 끄는 군견병이었어. 어떤 사람들은 먹지만 난 아냐."
중국인들이 더 선호하는 개고기가 어찌 한국인들 문화로 보였는지 모르지만 종종 이런 곤욕스러운 질문을 받는다. 물론 군견병 출신이기 때문에 개고기를 안 먹는다는 것은 핑계고 술 담배가 안 맞고 보양식이라 명명된 음식들에 딱히 관심이 안 갔다는 게 적합한 표현일 게다.
견공들 관련해서 나 또한 산티아고 산 크리스토발 야산에서 견공과의 동행을 그렸고 자전거 여행자들과 한시적인 동행을 하는 모습도 언뜻 언급한 것 같다. 물론 사실이 그러하다 보니 다 아름다운 묘사는 아니다. 구르는 바퀴만 보면 도로변 인가가 형성된 곳에서 집단으로 모터 사이클을 향해, 혹은 자동차를 향해 달려드는 난폭성을 수차 목격했다. 쓸데없이 이방인을 살펴보다 예고도 없이 물어보는 녀석도 있었고. 개도 인간사를 닮아가는지 모르지만 녀석들 행태도 다양하다.
일전에 후배가 이스라엘에서 공부를 하는데 신호등 앞에서 대기하였다가 사람들과 같이 길을 건네는 게 일상화된 견공들 행태를 보면서 개가 개같지 않아서 다소 징그러웠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설핏 떠오른다,
자전거 여행자들과 동행한 견공 이야기는 자칫 논쟁까지 불어 일으켰던 사안으로 들었다.
요지는 왜 그리 같이 동행을 한 견공을 어느 지점에서 떼어놓으냐는 것인데 사실을 취합해보면 그 구간이 아무리 멀어도 그들만의 구역이 있고 여행자와 동행을 하면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고 살아가는 생존법을 사람의 눈으로 재단해서 불쌍한 짐승을 왜 내치느냐는 논리였던 거 같다.
충분히 나올 수 있는 동정어린 견해기도 하다. 물론 내가 자전거 여행자는 아니었지만 혼자만의 외로운 여행길에 동행이 된 견공이 본의아니게 논쟁거리로 올라오는 것을 온라인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올 1월, 볼리비아를 못 들어가고 칠레국경으로 돌아갈 때 정적감마저 흐르는 해발 4-5000미터 도로를 따라 달릴 때 일정한 간격으로 앉아 있는 페루 견공들을 보았을 때 그런 이야기들이 내심 사실이겠구나 싶었다.
인가와 인적도 없고 자동차마저 드물어 을씨년스런 그런 도로에 어김없이 견공들이 자리를 잡고 하루 이틀 있어본 모양새가 아닌 기다림이 일상화된 순하디 순한 눈망울로 잊을만 하면 어김없이 시야에 들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