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편불보은경변상은 사람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부모가 베푸는 사랑과 은덕을 석가모니를 중심으로 묘사했다.
모종혁
'북에는 둔황이, 남에는 다주가 있다.'(北有敦煌, 南有大足)
중국은 석굴의 나라다. 인도에서 불교가 전래된 이래 중국 역대 왕조는 수많은 불탑과 석굴을 조성했다. 중국 각지에 현존하는 석굴만 수백여 곳에 달한다. 각지에 널린 불교 석굴유적 가운데 산시(山西)성 다둥(大同)의 윈강(雲崗),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의 룽먼(龍門), 간쑤(甘肅)성 톈수이(天水)의 마이지산(麥積山)과 둔황(敦煌)의 막고굴(莫高窟) 그리고 충칭(重慶)의 다주(大足)가 중국 5대 석굴로 손꼽힌다.
다주는 충칭 도심에서 서북쪽으로 80여㎞ 떨어져 있다. 8세기 당나라 때 오늘의 지명으로 등장한 이래, 오늘날 총면적 1392㎢, 24개의 진향(鎭鄕)을 거느리고 있다. 2007년 현재 인구 93만여 명, 지역총생산 101.9억 위안(한화 약 1조8342억원)을 기록하고 있어 중국 내에서 그리 크지 않은 현 소재지다.
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한 다주지만, 그 명성은 중국 전역에 자자하다. 다주에 특별난 문화유적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9년 12월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된 '다주석각'(大足石刻, Dazu Rock Carvings)이 바로 그것이다.
다주석각은 둔황의 막고굴, 쓰촨(四川)성 러산(樂山)의 러산대불과 더불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불교 석굴·석각이다. 다주석각은 일반적인 석굴·석각 유적과 전혀 다르다. 한 곳에 한정된 불교유적이 아닌 다주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석각 유적을 통칭한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바오딩(寶頂)산과 베이(北)산을 비롯하여 난(南)산, 스하오(石籇)산, 스먼(石門)산 등은 중국 국보로 지정된 5대 석각이다. 그 밖에 충칭시 문화재로 지정된 4곳, 현급 문화재로 보호받는 기타 66곳 등을 합쳐 무려 75곳에 10만여 존의 석각이 남아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다주를 '석각의 고향'(石刻之鄕)이라 부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