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각정에서 바라본 바다. 앞에 보이는 섬이 하화도, 상화도, 낭도가 이어진다.
전용호
작은 산이라 쉽게 생각했는데 가파르게 올라간다. 첫 번째 봉우리 올라서는데 한참 올라간다. 기껏 해발 191m 봉우리 하나 올라서는데…. 봉우리 정상에는 팔각정이 자리 잡았다. 팔각정에서 보이는 경치가 너무나 아름답다. 하화도와 상화도, 추도, 사도, 낭도로 이어지며 고흥반도와 고돌산반도가 다 보인다. 뭍으로 향하는 바다는 반도사이를 뚫고 간다. 그사이로 구름이 하얗게 흘러간다.
팔각정은 등산로 정비사업으로 만들었는지 깨끗하다. 아마 우리가 첫손님인 것 같다. 자리를 펴고 않아 바다를 보면서 점심을 먹는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고 있으니 신선이 따로 없는 듯. 일어나기 싫다.
그래도 山은 힘들다산길은 아래로 내려간다. 섬 내 가장 큰 마을인 화산마을이 보인다. 반듯하게 정리된 논들이 섬이지만 부유하게 느껴진다. 바짝 마른 가을 날씨를 즐기며 산길을 내려서니 넉넉한 초지(草地)를 만난다. 야트막한 돌담들도 가지런히 쌓여있다. 옛날 말을 키우던 방목장 흔적일까? 조선시대에는 말을 키웠다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