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산선운사
정기상
사랑의 꽃 석산.
사람들이 쉽게 상사화라고 부르는 꽃이다. 그러나 상사화는 실제로 따로 있다. 상사화는 석산보다는 한 달 정도 앞서서 피어난다. 색깔도 다르다. 빨간 색이 아니라 연분홍 얼굴을 하고 있다. 애틋하고 아련한 사랑을 표현하는 꽃은 상사화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그냥 상사화라고 부르는 것일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공통점만을 보기 때문이다.
도솔산 선운사(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에 피어나고 있는 붉은 사랑의 꽃 석산의 다른 이름은 꽃무릇이다. 사랑의 꽃이 온 세상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있었다. 사랑의 순수함을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는 꽃을 바라보면서 사랑의 위대성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사랑이 이루어지든, 이루어지지 않던 간에 사랑은 아름답다. 사랑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 없다.
상사화.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사랑을 이루지 못한다는 의미의 꽃이다. 꽃과 이파리가 영원히 만날 수 없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색깔은 붉은 색이 아니다. 교교한 달빛에 홀로 앉아 맑은 청주 한 잔 마시면서 사랑하는 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의 색깔은 붉은 색은 아니다. 은은한 마음을 나타내는 애절한 사랑은 연분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