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잉크킷정품 잉크 카트리지와 같은 모양의 무한 잉크카트리지와 호스로 연결된 잉크통의 모습입니다. 정품은 잉크를 다 쓰면 카트리지를 갈아야 하지만 무한 잉크는 외부에 있는 통에 잉크를 보충하기만 하면 됩니다. 단순 계산으로 정품 잉크 10번 바꿀 때 무한 잉크는 한 번만 보충하면 됩니다.
김인성
무한 잉크의 등장
프린터 업체는 호환 잉크를 그대로 방치할 수 없었습니다. 프린터를 산 사람들이 정품 잉크를 재구입할 것이란 가정을 하고 본체를 싼 값에 팔았는데 예측과 달리 그들이 호환 잉크를 쓰게 되면 손해를 보니까요. 그들은 우선 호환 잉크에 대한 부정적인 이야기를 적극적으로 퍼뜨렸습니다. 원본 잉크에 비해 색깔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인쇄 후 변색이 쉽게 되어 보존력이 없다, 잉크 원액이 나빠 프린터가 고장 난다, 호환 잉크를 사용하면 A/S를 받을 수 없다 등등.
이런 주장의 목표는 기업 시장이었습니다. 1단으로 100Km/h 속도를 낼 수 있는 차가 어떤 차인지 아시나요? 그렇습니다. 바로 회사차지요. 회사차는 아무도 아끼거나 책임지지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회사에서는 아무도 호환 잉크를 쓰려고 하지 않습니다. 호환 잉크의 안정성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장도 아닌데 남들이 좋지 않다고 떠드는 제품을 비용 좀 아끼겠다고 용감하게 채택할 이유가 없습니다. 혹시 문제가 생기면 큰일이니까요. 소모품 아낀다고 알아 주지도 않습니다. 일 해야 할 시간에 쓸데없는 것에 신경 쓸 여유도 없습니다. 잉크 전문가도 아니면서 호환 잉크, 리필 잉크, 무한 잉크 이런 것에 대해 떠들면 오타쿠 취급 받습니다. 그냥 규정대로 프린터에 맞는 정품 잉크를 사서 쓰는 것이 가장 무난합니다.
업체의 호환 잉크 비난 정책은 일정 정도 성공하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곧 다른 경쟁 상대가 나타나게 됩니다. 소위 잉크방이라고 하는 곳이었습니다. 그들은 사무실마다 돌아다니며 잉크젯 관리 용역을 따내서 정품 잉크를 몰아내고 리필 잉크 영역을 넓혀 가기 시작했습니다. 프린터 업체들은 심각한 수익성 악화를 염려하여 또 다른 방안을 강구해 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