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에서 온 알렉스씨가 부인과 함께 지리산댐 반대집회에 참가하고 있다. 그는 그는 지리산 자락에 있는 경남 함양 마천면 창원마을에 살고 있다.
이주빈
"국립공원에 댐을 만든다는 것은 기가 막힌 일이에요. 제가 살던 오스트리아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국립공원엔 특별한 동물과 식물이 살고 있기 때문에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댐이 그렇게 필요하다면 국립공원이 아닌 다른 지역에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오스트리아에서 온 알렉스(34)씨는 부인과 함께 지리산 자락인 경남 함양군 마천면 창원마을에 살고 있다. 주로 번역과 독일어, 영어를 가르치며 살고 있는 그는 "지리산 마을이 좋아" 2년째 지리산 자락에서 살고 있다.
그가 쨍쨍 내리쬐는 뙤약볕을 마다않고 "마을 주민 여러분과 같이" 경남 함양군 마천면 의탄분교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한 이유는 단 한 가지다. "지리산댐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16일 오후 3시 30분 의탄분교에는 지리산 품아래 사는 영호남 주민 약 300명이 모여 한 목소리로 '지리산댐 결사반대'를 외쳤다. 이들은 이른바 '운봉 4개면 주민들'이다. 경남 함양군 마천면, 운봉면, 아양면과 전북 남원시 산내면 주민들이다. 운봉 4개면 주민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지리산 자락을 함께 끼고 형제처럼 살아오고 있다.
주민들은 "정부가 4대강 정비사업과 상수도 민영화라는 계획에 맞추어 '낙동강 취수원 대이동 계획을 세웠고, 이 계획에 따라 부산경남의 식수원인 낙동강은 포기하고 지리산댐 건설을 착수했다"며 "강에서 벌어질 토목사업에 눈이 멀어 '부산사람들도 지리산물 먹게 해주겠다'며 거짓요령을 부리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 6월 '낙동강유역 종합취수계획' 변경안에 지리산댐을 신규댐 후보지로 끼워놓았다. 또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은 지난 6월 8일 "4대강 사업을 통해 확보된 수량은 대구 공급은 가능하지만 부산은 지리산물을 주는 것이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해 지리산댐 건설을 기정사실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