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2PM 박재범 사태'→사이버 규제"

SBS시사토론 출연해 주장... 팬들 "박재범 이용한 한나라당 지지 철회"

등록 2009.09.12 10:45수정 2009.09.12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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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남소연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남소연

"사이버 공간이 잔인한 놀이의 공간이 되고 있다. 반복되지 않게 치유되어야 한다."

 

12일 새벽 방송된 SBS 시사토론 '2PM 박재범 인터넷 여론재판 논란' 편에 출연한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의 말이다. 그는 박재범이 사이버 공간에서 공격을 당해 한국을 떠나게 됐다며 사이버 공간의 규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 의원의 이 같은 발언은 '2PM 박재범 사태'가 팬들의 우려대로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사이버모욕죄의 도입 논의를 확산시키는 불쏘시개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방송 전부터, 박재범의 팬들은 이날 방송이 "미디어법 및 사이버 모독죄 관련하여, 박재범을 이용하고자 하는 것이 너무나 자명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어 이들은 "박재범을 이용하려는 한나라당의 무자비한 행보에 강한 우려와 반대의사를 표명한다"며 "팬들의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방송이 관철 될 시에는 집권 여당 한나라당에 대한 영구적인 지지철회를 강력히 선언한다"고 밝혔다.

 

전여옥 "사이버 공간 규제해야" 강조

 

이날 전 의원은 이번 사태와 관련, "네티즌들은 (기사) 제목만 보고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네티즌 문화의 특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사이버 공간에서) 익명성 속에 숨어 있는 우리의 공격성이 드러났고, 쉽게 배설하는 특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이버 공간은) 괜찮다고 하기에는 최진실의 죽음이나 이번 박재범 사태처럼 사회적 피해 사건이 너무 많았다"며 "유명인뿐만 아니라 개개인도 사이버 공간에서 엄청난 피해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터넷을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공간이 놀이나 축제의 공간이 아닌, 잔인한 놀이의 공간이 되고 있다. (사이버 공간에서의 피해가) 현실로 연결되고 있는 것이다. 많이 이들이 죽어가고 있다. 비극이 일어나고 있다. 반복되어야 하나? 반복되지 않게 치유되어야 한다."

 

변희재 미디어발전국민연합 공동대표도 "실시간으로 사건이 터져 나올 때마다 인터넷에서 여론 판단을 하는데, 인간의 본성과 사이버 문화가 투영되고 있다"며 "인간 본성을 바꾸기 어렵다면, (사이버) 공간 자체를 바꾸자"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다음 아고라와 네이버 뉴스·검색이 문제"라며 "이런 독점된 사이트에서만 여론이 흘러가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인터넷을 규제해야한다는 전 의원과 변 대표의 주장에 토론자들의 비판은 거셌다.

 

황상민 연세대 교수는 "사이버 공간은 심리 측면에서 놀이의 공간이고 자유분방하게 노는 곳"이라며 "전 의원이나 변 대표가 네티즌의 속성을 일관되게 규범적이고 보수적인 시각으로 보는 것이 안타깝다, 네티즌의 속성을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황 교수는 "우리사회가 사이버공간이 잠재적 위험을 야기하고 사이버공간을 규제하거나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위험이 일어났을 때 잘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탁현민 한양대 문화콘텐츠학과 겸임교수는 "인간 본성을 바꾸지 못한다면 (사이버) 공간을 바꿔야 한다는 말은 곧 공간을 닫거나 좁혀야 한다는 말로 들린다"며 "그렇게 되면, 관용성을 포기하고 체제의 질서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2009.09.12 10:45ⓒ 2009 OhmyNews
#재범 #사이버모욕죄 #2PM #박재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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