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풀영글어가고
정기상
가을의 선물.
평소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다. 아무런 가치도 느낄 수 없었다. 수없이 많이 있는 잡초에 불과하였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마음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오묘한 일이 아닌가? 이것은 분명 가을의 선물이다. 가을이 가져왔기에 가슴 설렐 수 있다. 남서풍을 따라 찾아온 선물이기에 더욱 더 향기롭다.
맑은 하늘을 가르며 흔들리고 있는 강아지풀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풀이지만, 옥정호 부근이어서 더욱 정감이 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호수의 물과 어우러져 있어 새롭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가을과 어우러진 산과 호수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어 가치가 커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강아지풀의 멋진 모습에 감탄하면서 깨닫는 것이 있다. 좀 더 나은 삶을 위하여 발버둥을 치고 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그런 모든 일들이 좀 더 사람답게 하는 일이라고 믿고 행동해왔다. 나 자신을 위하고 나아가서 가족을 위하는 일이며 국가와 사회를 위하는 일이라고 믿고 노력해왔었다. 그런데 그 것은 욕심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