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농촌 희망찾기" 운동 일환으로 " H.O.T 페스티벌 경북 영양고추 세계의 향신료전"이 벌어지고 있는 서울광장의 모습
윤도균
올해 9살 된 손자 아이 도영이가 방학 기간에도 눈코 뜰 사이 없이 짜진 학원 프로그램으로 말이 방학이지 등교할 때보다도 더 바쁜 일과를 보내느라 변변히 어디 야외에 한번 데리고 가지 못하여 미안하던 차 손자 아이가 며칠 전 개학하고 모처럼 맞이한 일요일이 되어 학원도 안가고 쉬는 날이 되어 아침 식사를 하며 손자 아이에게 오늘 할아버지 할머니가 "서울 광화문광장" 구경을 시켜주겠다고 했다.
할아버지의 서울구경 제안 말도 채 떨어지기 전 '일언지하'에 할아버지 저 안갈 꺼야요, 하고 거부 반응을 보인다. 그러니 얼마나 황당하던지요. 오직 저 위한 배려인 줄도 모르고. 할아버지 마음 같은 것은 관심도 없이 '단칼에 NO' 하는 손자 아이의 태도를 보며 내심 속으로 '이런 아이를 데리고 할아버지가 쓸데없는 짝사랑'을 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며 조금은 야속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모처럼 마련한 외출 계획을 쉽게 포기하고 손자 아이를 그냥 저하고 싶은대로 놔두면 보나마나 오전에 교회 다녀와 온 종일 '닌텐도게임'으로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집에 처박혀 있을 손자 아이 생각을 하니 뒤늦게 손자 아이 키우는 재미에 빠진 할아버지 할머니 정말 '격세지감' 느끼게 합니다. 그 옛날 손자 아이 아범이나 삼촌을 키울 때는 부모가 어디 가자고 하면 그렇게 좋아하고 반가워했는데 어찌된 일인지 손자 녀석은 이제 9살인데 벌써 할아버지 할머니의 제안을 보기 좋게 거절하고 혼자서 놀겠다고 합니다.
이런 당돌한 아이를 보면서 '귀찮은 생각 하면 할아버지도 그래 얼씨구 잘됐다'하고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지만 그래도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사랑하는 손자 아이를 위한 일이라 생각을 하며 작전을 바꿔 이번에는 손자 아이와 협상을 합니다. 전철을 타고 서울에 가고 올 때 '닌텐도 게임'을 할 수 있게 하여 줄테니 '서울광장과 광화문광장 견학'을 가자고 하니 이 아이 그때서야 두말할 것도 없이 좋다고 약속을 하고 그길로 곧바로 서둘러 교회를 다녀온 손자 아이와 함께 거의 정오가 다될 무렵 도시락을 준비하여 전철을 타고 서울광장으로 달려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