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3차 아파트 앞 '양덕2동' 버스승강장
이윤기
사진으로 보시는 곳은 마산공설운동장 방향에서 315아트센터를 거쳐 한일 3차 아파트 옆에 있는 버스정류장입니다. 315아트센터 앞에는 보도가 넓은데, 여기는 아파트 담장이 시작되면서 보도가 좁아지는 곳입니다.
원래 보도가 넓지 않은 곳인데, 좁은 보도의 2/3를 버스승강장이 차지하고 있고, 보행자들은 1/3밖에 남지 않은 좁은 보도를 지나다녀야 합니다. 만약 시각 장애인이 점자보도를 따라서 걸었다면, 반드시 버스 승강장과 정면으로 '꽝'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장애인에게는 위험한 시설이고, 보행자에게는 불편한 시설이 세금을 들여서 설치된 것입니다. 어째 이런 어이없는 일이 왜 자꾸 계속 될까 하는 생각에 화가 나더군요.
마산시 교통행정과와 도로과 공무원들은 뭘 하였을까요? 버스 승강장 공사를 하는 동안, 혹은 공사 후에라도 현장을 한 번이라도 살펴보았다면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요? 시민들 눈에는 보이는 것이 왜 그분들 눈에는 보이지 않을까요?
마산시는 지난해 대중교통기본계획, 교통약자 이용편의 증진방안 용역보고에서 F 학점을 받았습니다. 교통약자 이동편의 시설 설치 기준에 적합한 비율이 이 39.2%에 불과하였다는 것이지요. 작년 4월에 F 학점 용역보고서를 받고 나서 지난 1년 동안 도대체 뭘 한 걸까요?
버스승강장이 설치된 장소도 문제더군요 시각장애인을 위험에 빠뜨리는 점자보도뿐만 아니라 보도가 좁은 곳에 버스승강장을 설치하였기 때문에 비장애인들도 마주 걷는 사람들이 서로 비켜가야 할 만큼 보도가 좁아졌습니다.
현재 있는 버스승강장에서 5~10미터 정도만 옮기면 315아트센터 앞 넓은 보도에 버스정류장을 설치할 수 있었을 텐데 말입니다.
시내를 걸어보면 보도가 좁은 곳과 보도가 넓은 곳의 차이가 굉장합니다. 겨우 사람 한 사람이 지나갈 만한 곳도 있고, 걷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전거 도로까지 함께 있는 넓은 보도도 있습니다. 그런데, 보도가 넓은 곳이나 보도가 좁은 곳이나 왜 다 같은 크기의 버스승강장을 만들었을까요?
보도가 좁은 곳에는 폭이 좁고 간단한 시설물만 설치된 버스승강장을 만들어야 보행공간이 확보될 수 있는 것이 지극히 상식적인 일인데 말입니다.